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과 서버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두 공룡기업이 최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사업이 모바일 다운로드 솔루션이다. 무선인터넷 붐에 따라 각종 모바일 콘텐츠를 휴대폰에서 구동하는 미들웨어로 다운로드 솔루션이 핵심 소프트웨어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모빌탑의 김희석 사장(36·사진 왼쪽)과 신지소프트의 최충엽 사장(34). 두 사람은 세계 무선인터넷 미들웨어 플랫폼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는 이들 두 공룡기업에 맞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동반자이자 둘도 없는 맞수다.
최고 라이벌이자 업계를 리드하는 업체답게 모빌탑과 신지소프트는 현재 국내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양분하고 있는 SK텔레콤(011, 017)과 KTF(016, 018)를 대표하는 다운로드 솔루션 벤더다. ‘MAP’(신지소프트)과 ‘GVM’(모빌탑)을 바탕으로 두 회사는 수천개의 콘텐츠공급업체(CP)들의 우선 개발 플랫폼으로 탄탄히 자리잡았다.
입문은 김 사장이 훨씬 빨랐다. 그는 삼성전자·한별전자 등을 거쳐 무선인터넷 발아기였던 98년에 ‘아르고시스템’이란 개인회사를 창업했다. 이후 휴대폰용 이미지 저작툴, 휴대폰용 벨소리 저작툴, 다운로드 솔루션(MAP)을 잇따라 개발했다. 지난해 4월 모빌탑으로 법인전환하는 등 이 분야에선 거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반면 최 사장은 지난 2월에서야 이 분야에 뛰어든 ‘늦깎이’다. 최 사장은 무역협회 계열사인 한국무역정보통신, GE인포메이션서비스, 프라임 정보통신을 거쳐 지난 2월 신지소프트 부사장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난 5월 창업주를 대신, 신지의 전문 최고경영인(CEO)으로 전격 발탁됐다.
오너 경영인은 김 사장과 전문 CEO인 최 사장은 같은 엔지니어 태생이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사뭇 다르다. 김 사장이 10여년간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엔지니어의 길을 걸으며 정상에 오른데 반해 최 사장은 엔지니어라기보다는 뛰어난 마케팅감각으로 경영자질을 인정받은 케이스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은 성격이나 경영관에서 적잖이 차이가 난다. 다소 내성적이며 차분한 성격의 김 사장은 ‘늘 처음처럼’이란 문구를 휴대폰에 적어놓을 만큼 원만한 인간관계에 근간한 ‘정도경영’을 모토로 한다. 반면 활달한 성격의 최 사장은 ‘퀄컴과 MS가 궁극적인 최고 라이벌’이라고 할 만큼 과감한 ‘공격경영’을 추구한다.
두 사람은 그러나 국내 무선인터넷산업 육성을 위한 ‘애국심’에선 기본적으로 생각이 같다. 그래서 최근 정통부와 관련업계가 추진중인 미들웨어 플랫폼 표준화 회의장에서 자주 만난다. 표준화 여부가 외세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국산 솔루션이 세계를 제패하는데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내 무선인터넷 핵심 솔루션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경쟁업체라도 언제든지 힘을 합칠 수 있습니다.”(최충엽 사장) “한국은 모바일 인터넷 종주국이나 다름없습니다. ‘MS’와 같은 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 있습니까.”(김희석 사장) 선의의 경쟁과 조화를 통해 두 사람이 주도해 나갈 한국 모바일 미들웨어 플랫폼시장에 대한 가능성은 이래서 크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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