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워싱턴과 뉴욕을 강타한 사상 초유의 테러사건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이때에 때아닌 호황으로 즐거운 비명을 올리는 곳도 있다. 바로 보안, 원격영상, 컴퓨터시스템 복구 등의 업체들로 이들은 테러 사태 직후 경비원과 상담원, 전자 출입 장치, 감시카메라, 건물 골조 보강, 물품 검색 기술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테러 사태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들의 특수는 돈흐름에 가장 민감한 증시에도 바로 반영, 미국시각으로 17일 재개한 미국 증시에서도 다른 정보기술(IT)업체들의 폭락과 달리 이들 업체는 일부의 경우 세자릿수의 성장 폭을 기록하는 기염을 보였다.
스캐너 등을 생산하는 보안업체인 인비전테크놀로지의 경우 다우존스 산업평균 주가 지수 7.13%(684.81포인트), 그리고 나스닥이 6.85%(116.09포인트) 추락하는 폭락장세 속에도 이날 나스닥 주가가 165.3%나 상승(5달러 14센트)한 8달러 25센트로 마감했다. 인비전의 이날 실적은 당일 나스닥에서 가장 큰 폭의 주가 상승이다.
또 얼굴인식시스템 업체인 바이이시즈테크놀로지도 142.3%(2달러 76센트)나 오른 4달러 70센트로 장을 마감하며 나스닥에서 두번째로 높은 폭의 주가 상승을 보였다. 이밖에 항공보안업체인 ICTS인터내셔널도 113.3%나 오른 9달러 49센트를 기록했으며 보안 서비스업체인 원켄허트의 주가도 26.7%나 상승했다.
원격영상회의(비디오 콘퍼런스)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치솟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표적 비디오 콘퍼런스업체인 폴리콤의 경우 이날 나스닥에서 33%(6달러 31센트) 상승한 25달러 45센트로 장을 마감했으며 ACT텔레콘퍼런싱도 나스닥에서 47%(2달러35센트) 오른 7달러 35센트를 기록했다. 폴리콤의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인 와이어원도 덩달아 22.7% 상승하기도 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가 테러 이후 경비원 증강, 건물 보안 체제 개선, 폭탄 공격에도 끄떡 없는 문짝과 방탄 유리 설치 등에 대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의 테러가 재앙 규모와 범위면에서 너무 엄청났기 때문에 앞으로 관공서와 민간 업계를 막론하고 전 같으면 기피했을 보안 분야의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사를 테네시주 멤피스에 두고 워싱턴DC 일대에서 영업하고 있는 보안업체 가드마크의 아이라 리프먼 사장은 “사람들이 보안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크게 필요로 하고 있으며 전쟁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이들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보안 강화에 돈을 쓰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안 강화는 건물의 규모와 보안 수준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지만 수십만달러에 이르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로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보안 업계 관계자들은 테러의 증가 위험이 높은 만큼 정부와 기업들이 보안 필요성 점검과 함께 시스템 개선, 인원 증강, 예산 증액을 추진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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