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소재 관련 기업 가운데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갈 마이크로드릴 생산 및 미세정밀 가공 전문 업체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는 대덕밸리의 한 여성 벤처기업가가 있다.
하인메카트로닉스(http://www. hainsys.com) 안영애 사장(42)은 일본과 미국 등 부품·소재 선진국에서조차도 따라할 수 없는 최첨단 마이크로드릴 가공 기술을 보유, 제품 양산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맹렬 여성 CEO로 유명하다.
주방용품 유통업체 대표로 수년간 기업을 경영해 온 안 사장은 지난 99년 8월 하인메카트로닉스를 설립, 그간의 풍부한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부품·소재 업종의 유망 벤처로 키워내기에 이르렀다.
안 사장의 이같은 성공 비결은 다름 아닌 인간 중심의 경영 마인드에서 출발한다.
“현재의 회사가 만들어지기까지에는 직원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컸습니다. 저 역시 직원들이 믿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IMF를 맞아 자신이 맡고 있는 유통업체와 남편이 경영했던 하인메카트로닉스의 전신인 중앙코아산업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었을 때 안 사장은 집안 재산을 털어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돌려줬다.
물론 다음 사업이 성공하면 언제든지 부르겠다는 약속과 함께였다.
“돈은 잃었지만 사람은 잃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이만큼 성장해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했을 때 다시 찾아준 직원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남편이자 연구소장인 이경구 박사의 외조도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지름 0.03㎜ 마이크로드릴 개발의 성공 주역인 이 박사는 기술개발의 파트너로 안 사장에게 힘이 돼 주었다.
세계적으로 일본 등 2개 국가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드릴 가공기술보다도 훨씬 정밀한 것으로 알려진 하인메카트로닉스의 기술은 제조원가가 선진국의 20%에 불과한데다 불량률이 3% 미만일 정도로 생산 기술력이 뛰어나다.
안 사장은 올 초 충남 논산에 부지를 마련, 공장 설립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으며 늦어도 10월 안에 제품 양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면 국내 업체들은 더 이상 일본에서 제품을 가공해 올 필요가 없어진다.
올해 1차로 월 30만개 이상의 마이크로드릴 생산이 가능해진데다 내년부터는 월 300만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반도체 및 휴대폰 관련 업체들은 마이크로드릴에 의한 미세홀 가공 작업을 일본에서 전량 해 올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어렵게 개발한 우리의 우수한 기술이 해외에 누출돼 국익 차원에서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것이 사실이다.
안 사장은 “향후 마이크로드릴을 이용한 가공기술 분야의 세계 최고 브랜드 업체로 성장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술 영역도 MEMS 기술 분야로 확대하는 한편 초소형 로봇 제작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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