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의무기록 차트 `각광`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 그리고 모바일차트로 병원 진료환경이 진화한다.’

　병원환경의 디지털화가 급진전됨에 따라 앞뒤 하드커버로 포장돼 무겁게 들고 다니던 의무기록용 차트는 점차 사라지고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이용해 환자 정보를 기록·조회하는 진료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대 동대문병원이 지난 8월 중순 PDA를 이용해 ‘진료시점정보관리시스템(POC:Point Of Care)’를 첫 도입한 데 이어 아주대병원, 경희의료원, 이대 목동병원, 서울중앙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등 10여개 종합병원이 이 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POC’란 의료 인력들이 PDA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병실·응급실·중환자실·임상검사실 등 진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진료처방, 검사결과, 투약기록 등 임상정보를 입력하고 조회하는 일명 ‘모바일 차트’다.

　종합병원들이 최근 모바일 차트를 병원에 도입하는 데 적극 나섬에 따라 이제까지 정적이었던 의료서비스가 동적인 의료서비스로 변모하면서 환자에게 즉각적이고 정확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의료인력들이 체온, 맥박 등 생체신호는 물론 주사 및 투약내용, 투약시간 등에 이르기까지 환자와 관련된 의무기록을 PDA에 입력하고 이 데이터는 무선랜을 통해 실시간으로 병원 전산실로 전송돼 환자정보를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 3교대로 근무하는 병원 업무의 특성상 환자에 대한 처치내용 전달 등 업무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오나 실수를 해소, 기존 업무의 시간단축으로 간호사는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 의사들은 회진시 PDA를 통해 환자 임상 데이터를 즉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하고 근무중인 의사는 공지사항을 즉각 전달받을 수 있는 등 일정관리도 가능하다.

　이대 동대문병원은 현대정보기술·이헬스컨설팅과 함께 POC를 구축, 지난달 18일부터 이비인후과· 비뇨기과·안과 등 환자가 있는 7층 병동에서 PDA를 이용해 시범서비스를 벌이고 있으며 전 병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처음으로 모바일차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 병동에선 8명의 간호사가 PDA를 손에 들고 환자 34명의 상태를 기록하면서 24시간 돌보고 있다.

　경희의료원도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입원환자 서비스 제고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르면 10월쯤 병동 근무 간호사들에게 PDA를 지급한다. 병원은 간호사들의 3교대 근무를 감안, 1교대시 필요한 72대를 포함해 80대를 구비할 예정이며 현재 2개 업체와 ‘PDA를 이용한 환자관리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아주대병원도 이번주말부터 피지아이테크와 함께 1개 병동에서 POC를 구축하는 작업에 들어가 연내 의사와 간호사에게 PDA를 지급키로 하는 등 종합병원들이 환자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차트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대학병원들의 모바일차트 열기에 발맞춰 현대정보기술, 이헬스컨설팅, 트윈정보시스템, 디날리아티, 파이텍, 피아이테크놀로지, 이지케어텍 등 IT업체들도 속속 의료시장에 진출, 종합병원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제안 영업을 벌이고 있어 국내 병원계가 모바일 진료서비스 환경으로 한 발 나아가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POC를 구축하면 병원인력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실시간 정보교환으로 업무의 정확성과 신속성이 제고되는 장점 때문에 병원들의 관심이 많다”며 “PDA를 활용한 진료서비스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