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를 통해서 변화시키자.’
현대건설 IT기획부만의 구호가 아니다. 현대건설 임원 회의에서 거론되는 IT단어의 횟수만 고려해도 이제 IT는 현대건설 업무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79년 건설에 입사해 82년까지 공정관리부에 근무했습니다. IT 업무는 그 이후부터 20년이 돼가지만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
현대건설이 새로 신설한 CIO직에 임명되자마자 ‘해외사업장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게 된 이정헌 상무의 이같은 말은 단순히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100만원을 지출하려 해도 채권단으로부터 재가를 받을 정도인 기업에서 내린 이같은 결정에 담긴 각오가 오히려 더 큰 부담이다.
“일부러 감추려 한 것이 아닌데도 해외사업장 실태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해외사업장을 거느리고 있는 모든 기업이 겪는 문제죠. 그러나 기업 효율성을 위해 꼭 해결하고 넘어 가야하는 일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이 해외 ERP를 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바로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경영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의지다.
국내 대형 건설사 중 ERP를 도입한 기업은 현대건설을 포함해 단 4곳. 모두 국내 사업장에 국한돼 있고, 범위도 제한적이다. 이번 현대건설의 해외 ERP 프로젝트는 국내 모든 업종을 통틀어도 손가락안에 꼽힌다. 프로젝트 범위도 재무회계·관리회계·자재구매를 1단계로 시작, 공사관리·영업관리·하도관리 등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되며, 공사가 진행되면서 지출이나 자금거래가 일어나는 68개 지사를 포함한다는 측면에서 대규모다. 현대건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부실의 꼬리표를 떼고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가 얼마나 강한 지 알 수 있다.
현대건설 e비즈니스의 두번째 축은 산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B2B시범사업 건설부문 참여다. 자재 표준화는 절대 혼자할 수 없는 일이라는 판단에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해외 사업장의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은 아닙니다. 업무절차가 표준화되고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데 드는 시간이 단축됩니다. 구매이력이 데이터로 저장되는 만큼 구매비용도 절감되고 고정자산의 가동률도 증대됩니다.”
이 상무는 e비즈니스에 대한 관점을 바로 ‘기업의 현재 모습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할 것인가’에서 바라볼 것을 권한다. 현대건설이 깨끗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모습. 책임만큼 어느 때보다 보람이 크다는 이 상무는 현대건설이 e비즈니스를 바탕으로 기업 변신에 성공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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