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치매·파킨슨병 등 뇌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들에게 더욱 큰 고통을 줍니다. 이러한 질환의 원인을 밝혀 내는데 평생을 바칠 각오입니다.”
뇌와 관련된 질환연구를 수행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습·기억현상연구단의 단장인 신희섭 박사(51)는 지난 12일 연구단 개소식을 갖고 뇌기능 연구에 임하는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새롭게 출범하는 이 연구단은 유전자 적중기법을 이용하여 돌연변이 생쥐를 제조하고 생쥐에서 나타나는 신경질환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질환의 발병기전을 분자·세포 및 신경망 수준에서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신모델의 동물실험실을 비롯하여 전기생리학장비, 유전자 이식장비 등 뇌 기능 연구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세포내 칼슘이온 조절유전자가 변이되면 뇌신경세포의 기능과 그 연결 회로가 어떻게 변화하고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최근 포항공대에서 KIST로 자리를 옮겨 연구단을 이끌게 된 신희섭 박사는 이미 14개 유전자에 대한 각각의 돌연변이 생쥐를 확보, 분석단계에 들어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N타입 유전자변형 생쥐’다. N타입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는 통증에 매우 둔감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N타입 유전자가 통증을 느끼게 하는데 필요한 유전자임을 밝혀냈다.
이같은 결과는 신약개발의 표적이 되는 귀중한 유전자 정보로 많은 연구자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미국의 다국적 제약기업인 머크사와 라이선스를 추진중이다.
신희섭 박사는 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의대를 나왔지만 그는 임상을 선택하지 않고 의대생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기초의학을 전공했다.
이후 도미, 83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포유동물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슬로안-캐터링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거쳐 85년부터 91년까지 6년간 MIT 생물학과에서 교수로 지냈다. 이때 연구분야는 주로 유전학이었다.
91년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직을 맡으면서 귀국하게 된 신 박사는 이때부터 줄곧 유전학적인 접근방식으로 뇌기능 연구에 몰두하면서 학습 및 기억의 유전학적 접근방법에서 권위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10년 동안이나 몸담았던 대학 교수직을 과감히 포기하고 KIST의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동기에 대해 그는 “연구의 성격상 보다 많은 교류가 필요했으며,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싶었다”며 “KIST는 다분야 전문가가 팀워크를 이뤄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며, 특히 화학분야의 연구가 뛰어날 뿐 아니라 자체적인 문제해결능력이 크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약력>-77년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83년 미 코넬대학 유전학 박사
-83∼85년 미 슬로안-캐터링연구소 연구원
-85∼91년 미 MIT 생물학과 교수
-91∼2001년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2001년 8월∼현재 KIST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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