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화부 유진룡 국장

 “문화 콘텐츠산업은 미국 서부개척 시대의 광활한 미답지를 연상케 합니다. 그곳에 가면 푸른 초원과 기름진 옥토는 물론 황금도 숨겨져 있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땅인 만큼 위험과 어려움도 많습니다.”

 문화관광부 유진룡 국장은 문화 콘텐츠산업을 서부개척 시대의 골드러시에 비유했다. 문화 콘텐츠가 고부가가치를 지닌 21세기 전략산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산업 특성상 리스크가 높을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 개별업체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피터 드러커가 진단했듯이 문화산업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마지막 승부처입니다. 선진 각 국은 이미 세계 문화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전략을 마련,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부도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문화 콘텐츠를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문화부는 지난 99년 2월부터 ‘문화산업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해왔으며 올해 6월에는 ‘콘텐츠코리아 비전 21’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산업발전 5개년 계획은 문화산업 발전의 기초를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콘텐츠코리아 비전 21은 그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과제와 프로젝트를 담고 있지만 그 핵심은 양질의 콘텐츠 확보, 전문인력 양성, 콘텐츠 유통 인프라 개선 등이 핵심입니다.”

 유 국장은 무엇보다 관련 업계에 풍부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 53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연말께 2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신규로 조성하는 등 2003년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 결성 계획을 밝혔다.

 콘텐츠코리아 비전 21의 핵심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립이다. 지난 8월 설립된 콘텐츠진흥원은 사업 규모나 내용 면에서 콘텐츠 진흥과 육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떠맡게 된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은 앞으로 문화부의 각종 진흥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일을 맡게 될 것입니다. 특히 문화 콘텐츠 분야 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인큐베이팅, 우수 콘텐츠의 개발 확대, 투자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영화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 있다. 이미 최근 3년간 1000억원의 국고 지원을 통해 영화진흥금고를 대폭 확충했으며 2003년까지는 1700억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방송 분야의 경우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방송의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케이블TV·위성방송·인터넷방송 등 새로운 매체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콘텐츠가 절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61개에 불과한 방송 채널 수는 2005년에는 230여개로 늘어나며 총방송시간도 45만시간에서 무려 180만시간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방송 채널을 채울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올해 6월 그동안 추진해온 ‘방송영상산업진흥대책’을 보완해 ‘디지털시대, 방송영상산업진흥정책 추진전략’을 마련,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지금도 문화 콘텐츠의 광활한 미답지에서 금맥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유 국장은 “현재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영화산업의 예를 보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효과적인 지원책이 마련되면 다른 분야의 문화 콘텐츠산업도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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