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A상사 해외마케팅부 김 과장.
그는 지난 5월 100만원의 거금을 들여 실내 골프연습장 6개월치 회원권을 끊었다. 경쟁사인 B상사가 골프접대를 통해 바이어를 빼앗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비용도 그것이지만 업무의 연장으로 생각하며 집안과 회사의 양해를 구해 쉴새없이 연습장을 찾았다. 이런 노력으로 만능 스포츠맨인 김 과장의 실력은 크게 상승했다. 3개월 정도의 꾸준한 연습으로 정확도와 비거리 모두 프로급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연습장 코치도 김 과장의 실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드디어 9월. 필드에 처음 발을 내디딘 김 과장은 깜짝 놀랐다. 티샷은 어느정도 칠 수 있는데 필드샷은 완전히 엉망이었다. 연습장에서 연마한 실력이 도저히 발휘되지 않는 것이다. 방향, 정확도 모두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 과장이 필드샷에 약한 이유는 딱 한가지.
그동안 반듯한 평지에서만 연습했기 때문에 경사진 필드에서는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지난 3개월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연습장만 찾은 것을 후회했다. 평지와 필드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과연 필드와 같은 상황에서 스윙할 수 있는 연습기는 없을까.
많은 골퍼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런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연습기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일명 EZ2골프.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인 어뮤즈월드(대표 이상철)가 개발한 EZ2골프는 다양한 경사면을 연출하는 연습기다. 최대 10도까지 경사면을 조절할 수 있으며 평탄면 이용도 가능하다. 경사 방향도 8개 방향으로 조절이 이뤄진다. 따라서 골퍼들이 필드와 같은 경사면을 연습기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첨단시스템으로 도입 작동이 부드럽다. 또 바닥면적(1.5×1.5m)이 넓어 경사면을 연출할 때 골퍼가 전혀 위험을 느끼지 않는다. 경사각도의 조절은 골프채로 조절판(control panel)내 버튼을 눌러서 간단히 이뤄진다. 또 실내와 실외 연습장뿐만 아니라 가정에 설치해 연습할 수 있다.
어뮤즈월드는 이 연습기를 통해 초보자의 경우 최대 20타, 중견 플레이어의 경우 10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로골퍼인 김재열씨도 EZ2골프를 테스트하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김재열씨는 “골프장에서의 다양한 경사면을 잘 적응해서 훈련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평했다.
이 제품은 이미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출 가능성과 기술이 높이 평가돼 해외규격 인증 대상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어뮤즈월드는 미국의 UL을 포함, 유럽(CE)·일본(JIS) 등에 해외인증과 특허를 출원중이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이미 이달 24일부터 개최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PGA 엑스포’를 비롯 내년 1월과 2월 ‘올랜도 PGA골프쇼’와 일본 ‘도쿄골프쇼’에 참가를 결정했다.
EZ2골프는 어뮤즈월드의 아이디어 회의에서 나온 제품이다. 어뮤즈월드의 이상철 사장은 “게임업체가 골프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 다소 의외로 들리겠지만 가능성만 있다면 과감히 개척해 나갈 필요성이 있어 추진했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새로운 진출인 만큼 철저히 준비를 했으며 그동안 게임개발에서 생긴 노하우를 최대한 접목시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사가 개발한 골프 연습기. 국내 골프시장이 외국산 제품에 의해 거의 잠식된 가운데 개발된 EZ2골프가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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