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 e마켓 약효 별로 못봤다

 새로운 정보기술(IT) 테마가 등장할 때마다 초기시장에선 늘상 다양한 사업모델에 대한 시도와 기대감이 있어왔지만 현실은 예측을 빗나갔던 경우가 적지 않다. B2B시장에서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임대업(ASP)과 e마켓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때 ‘더이상 좋을 수 없는 제휴모델’로 주목받았던 ASP와 e마켓의 접목은 최근까지 실효성을 볼 때 당분간 성과를 내기 힘들 전망이다. ASP업계는 표준화된 정보시스템을 e마켓의 거래참여 기업들에 다수 공급할 수 있는 수요기반으로, e마켓업체들은 ASP를 온라인거래의 기본요건인 회원사 정보시스템 구축을 효과적으로 구축·지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저마다 제휴에 대한 기대를 가졌지만, 실제 그 약효는 신통치 못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ASP업체인 넥서브(대표 오병기 http://www.nexerve.com)는 올초 소모성자재(MRO) e마켓인 비즈엠알오(http://www.bizmro.com)·GTWK(http://www.gtwk.com), 글로벌 수산물 e마켓인 피시라운드(http://www.fishround.com) 등과 각각 제휴를 맺고 거래참여기업 대상 영업을 시도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군데의 고객사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비즈엠알오·피시라운드의 경우 ERP ASP를 직접 제공할 만큼 탄탄한 협력선을 구축했지만, 거래 참여사의 신규확보는 벽에 부딪힌 것이다. 역시 GTWK와 협력관계에 있는 BSG(대표 설준희 http://www.bsgglobal.com)나 일렉트로피아(http://www.e-pia.com)·EC글로벌(http://www.watchbiz.com)과 제휴를 맺은 에이폴스(대표 김윤호 http://www.bolservice.com)도 e마켓 거래 회원사를 고객사로 유치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업계에서는 당초 기대와 달리 e마켓이 ASP의 수요기반으로 효과가 미미한 이유로 무엇보다 기업간 온라인거래환경이 성숙하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 넥서브 한종민 전무는 “e마켓 거래 자체가 부진한 가운데 e마켓을 이용해 봤던 회원사들 스스로도 정보시스템을 굳이 도입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면서 “결국 e마켓이 활성화하고 거래환경이 진정한 ‘온라인’으로 발전할 때 ASP와의 결합은 위력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회원사 확보에 급급한 대다수 e마켓들은 거래참여 대상 기업의 정보화까지 강제할 만한 장악력이 없다는 점도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걸림돌이다. 에이폴스 김윤호 사장은 “ASP와 e마켓은 장기적으로는 공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임이 분명하다”면서 “다만 당분간은 e마켓과 협력하더라도 종전 일대일 영업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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