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메모리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올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기가 D램 제조기술을 공개했을 때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해상도 사진현상기술, 셀 정전용량 확보기술, 저저항 배선기술 등을 확보해 현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와 불화크립톤(KrF)으로 구현할 수 있는 초미세회로선폭의 한계인 0.10미크론에 도달한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128M·256M 등 기존 제품에 적용할 경우 원가를 6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세계 반도체 제조기술 역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경쟁사들이 1기가 제품과 0.13미크론급 공정기술을 개발하던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4기가 D램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통상 6개월로 인정되던 삼성전자와 해외업체간의 기술격차는 1년 이상 벌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차세대 기가 반도체 제조에 대한 140여건의 원천특허 출원으로 추후 막대한 로열티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3년 삼성전자에서 최초로 64KD램을 개발한 이래 대기업 주도로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한 우리나라는 해외 선발국가와의 기술격차를 좁혀온 결과 결국 90년대 16M D램부터는 신제품 개발에 있어 해외업체를 압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최악의 반도체경기속에서도 우리나라 업체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이미 세계 최고의 공정기술을 확보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급격한 가격하락에 대처할 수 있으며 차세대 제품개발경쟁에서도 앞서나가 발빠르게 고부가가치제품으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64MD램 생산라인의 감가상각을 이미 털어낸 국내업체들은 이 품목의 생산을 줄이는 대신 256M 이상 제품으로의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차세대 D램인 램버스 D램과 DDR SD램에서의 선전도 눈부시다. 고부가가치 램버스 D램에 초점을 맞춰온 삼성전자는 현재 전세계 램버스 D램 물량의 65%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0.15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3세대 256M 램버스 D램의 양산에 들어가면서 다른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도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에 사활을 걸고 집중육성한 결과 그래픽용 DDR SD램 시장 석권에 이어 지난달에는 170만개의 128M DDR SD램을 판매하면서 세계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밖에 디지털 가전제품과 무선정보기기용 시장에서의 메모리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판단한 국내업체들은 새로운 패키지기술을 적용해 칩 크기를 줄이거나 전력소모량을 낮춘 D램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신제품 출시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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