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악학궤변>카마인 어피스

 드럼의 마왕 ‘카마인 어피스’의 특별한 프로젝트 ‘Guitar Zeus’

 

 카마인 어피스는 하드 록, 헤비 메탈계에서 내로라하는 드러머다. 그의 명성과 실력은 98년에 작고한 메탈 드럼의 교과서 코지 파웰에 비견할 수 있다. 그는 전설적인 사이키델릭 하드록밴드 바닐라 퍼지, 벡, 보거트 앤 어피스, 킹 코브라, 캑터스, 그리고 슈퍼그룹 블루 머더 등에서 활동했다. 그는 특히 얀 애커먼, 토미 볼린, 마티 프리드먼, 테드 뉴전트, 론 우드 등 다양한 장르의 기타리스트 음반에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이러한 록 음악과 기타리스트에 대한 애정은 ‘기타 제우스’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기타 제우스’는 제우스가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신(神) 중의 신’인 것처럼 뭇 기타리스트 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기타리스트들, 즉 ‘강호에서 잘 나간다는 기타리스트들’을 초빙해 협연한 프로젝트 산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96년 첫번째 ‘Guitar Zeus’를 발표해 호평을 받았고 이듬해에 새로운 기타리스트들을 불러들여 ‘Guitar Zeus vol.2’를 내놓았다. 또한 2000년에 아키라 다카사키 등을 비롯한 명망 높은 일본의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Guitar Zeus Japan’을 내놓았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시나위의 신대철을 비롯한 한국의 록 기타리스트들과 ‘Guitar Zeus Korea’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매되는 앨범은 프로젝트 1집과 2집의 합본이다. ‘Guitar Zeus Korea’ 이전에 워밍업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본편의 질과 양을 오히려 능가하는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연주형식은 카마인 어피스의 드럼, 토니 프랭클린의 플랫리스베이스, 그리고 켈리 킬링의 보컬 등으로 녹음된 트랙에 다양한 기타리스트들이 한 곡씩 맡아 기타 연주를 넣은 스타일이다. 따라서 참여 기타리스트인 폴 길버트, 잉베이 말름스틴, 스티브 모스, 브라이언 메이, 닐 숀, 잭 와일드, 리치 삼보라, 비비안 캠블 등 명 기타리스트들의 화려한 연주를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간 다양한 기타 프로젝트 앨범이 나왔지만 이 시리즈처럼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된 프로젝트는 없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이 프로젝트의 진가는 충분히 증명되고도 남는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앨범은 ‘기타리스트를 위한, 기타리스트에 의한, 기타리스트의 앨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음악팬에게도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기타리스트들이 각자의 현란한 연주보다 곡에 어울리도록 자연스러운 연주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머니 속의 송곳은 튀어나오기 마련. 그들이 기타 실력을 감추면 감출수록 그 가치는 더 빛나고 감칠 맛이 더하다. 기타의 신들이 펼쳐 보이는 신들린 기타 솜씨를 맛보시길….

 <이기원 팝 칼럼니스트·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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