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 상승의 신호탄인가.
지난주말 미국증시를 끌어올린 ‘시스코 효과’가 국내증시에 상륙하면서 IT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증시에선 삼성전자가 장중 한때 큰 폭으로 올라 20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거래소시장의 대형 IT주는 물론 코스닥시장의 네트워크주 등 중소형 IT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최근 소위 ‘대중주’로 불리는 건설 등 전통주들에 밀려 약세를 면치 못했던 IT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IT주 전성시대를 다시 구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24일(현지시각) 영업구조 재편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달초 주문실적이 예상했던 판매수익의 목표범위내에 들어왔다”며 올상반기 실적악화를 털어내고 수익기반을 찾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시스코시스템스는 8.9% 상승했으며 아멕스네트워킹지수도 6.0% 올랐다.
시스코 효과는 전 기술주로 확산되며 지난주말 나스닥지수가 1900선을 회복했다. 시스코시스템스의 희망적인 수익전망이 무기력에 빠졌던 IT주들의 주가를 일시에 끌어올린 것.
국내증시에도 시스코효과는 그대로 반영됐다. 국내 대표적인 IT주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상승하며 거래소시장을 이끌었고, 시스코시스템스의 주가와 연동되는 코스닥시장의 네트워크주들은 개장초부터 강세를 보이며 장을 이끌었다. 모처럼 IT주가 증시 전면에 부각되며 양대 시장을 이끈 것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IT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감마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좀더 지켜보자”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말 IT주의 상승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이라는 시각이다. 바닥권을 밑돌며 재료에 목말라하던 IT주들이 시스코시스템스의 발표를 모멘텀 삼아 일제히 상승했을 뿐 본격적인 IT랠리를 기대하기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원은 “IT업체들이 수치(실적)로 저점을 확인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IT주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실적을 보여주기 전까지의 전망은 최고경영자(CEO)들의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IT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바닥까지 떨어진 IT주의 주가가 시스코시스템스의 경우처럼 모멘텀만 찾으면 상승한다는 논리가 적용되고 있어 향후 대형 IT업체들의 전망에 관심을 기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준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등 증시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IT주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시스코시스템스처럼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이어질 경우 랠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28일 분기 중간보고를 실시하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실적전망이 IT주 상승에 대한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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