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전이 다가온다>(중)미리보는 미래가전

딱딱한 하드웨어 박스로 연상되는 전자제품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의 감각과 감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뿐만 아니다. 정신적 심리적 욕구를 배려하지 않은 탓에 지식시대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미래 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변화하고 있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이를 개인영역, 가정공간, 작업공간, 공공장소, 모바일공간으로 구분하고 이에 대응한 제품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개인영역=지식시대에는 제품이 인간의 마음을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미래의 가전에서는 개인의 감정을 다룰 수 있는 기술이 내재돼 있어야 한다. 예컨대 스크린에는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을 사운드와 함께 담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나 음악 등을 추억에 담아 선물로 보낼 수 있는 가전이 등장하게 된다. 또 개인적인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 제품도 등장해 사교장소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감지해내 신호를 보내주는 보석 같은 액세서리 제품이 주요 개인용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밖에 시계기능 외에 원하는 정보나 사람과 언제든지 스크린을 통해 문자나 영상으로 연결하는 만능시계는 커뮤니케이션과 정보통신의 개인적 접속력을 높여줄 것이다.

 ◇가정공간=첨단 가전제품의 보급으로 가사노동 시간은 획기적으로 줄고 오락과 휴식을 위한 시간은 더욱 늘어나면서 홈 엔터테인먼트와 정보제공이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의 중요한 축을 이룰 것이다.

 시각적으로는 거실과 안방에 가득했던 오디오, 비디오 등의 블랙박스가 사라지고 여유공간이 는다는 것. 복잡하게 연결된 각종 케이블은 예쁜 도자기나 카펫 형태의 충전 베이스로 대체되고 벽에는 디스플레이 화면이나 기타 조작버튼 같은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들이 미적 감각을 살린 조각품이나 그림처럼 전시된다. 즉 전자제품의 디자인과 예술성의 결합이 이뤄진다. 거실은 벽걸이 TV, 벽 내장형 스피커로 대체돼 제품이 차지하는 공간이 벽지 안으로 들어가 최소화되는 반면 사운드와 영상의 멀티미디어 기능은 다기능, 고기능화된다.

 주방 벽에 설치된 대화형 벽걸이 TV 화면에서는 요리강습을 온라인 서비스로 받거나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음식 쓰레기 냄새를 없애고 자동으로 부피를 줄여 분리수거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휴지통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작업공간·공공장소=가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무공간도 디스플레이 화면이나 휴먼 인터페이스 부분만 남는 공간으로 변한다. 기존의 컴퓨터, 전화기, 서류철 등으로 복잡하던 업무용 책상은 액자형 툴로 단순화된다. 액자형 툴은 다기능 업무회의나 멀티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영상전화, 카메라, 프린터, 스피커, 인텔리전트 펜 같은 도구들을 포함한다.

 또 작업공간은 안전과 필요한 정보제공, 작업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진다. 멀티미디어 헬멧을 착용한 경찰이 내장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사고현장을 원거리 녹화하는 동안 현장으로 가는 차량 안에서는 항법시스템이 사건에 대한 다양한 분석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모바일영역=모바일이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가전업계는 모바일 영역을 위한 응용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휴대형 전자제품과 인공위성의 발달이 모바일 공간에서 언제든지 정보와 네크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해 준다. 필립스와 리바이스가 지난해 공동개발한 ‘전자 옷’은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등 멀티기능을 갖추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웹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며 옷감의 도체 성질을 이용해 착용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기도 한다. 또 임신복의 경우에는 태아의 심장박동을 감지하기도 하고 유아복은 휴대폰과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돼 있어 아이가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모바일 영역은 이같은 현실공간뿐 아니라 가상공간에서도 멀티미디어 여행을 더욱 즐겁고 해주며, 가상현실(VR)은 비현실적인 공간과 시간을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게 해준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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