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셀 애니메이션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제작에 주력해 왔던 애니메이션업체들이 중국·베트남 등 후발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3D 애니메이션 OEM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슈렉, 아틀란티스 등 세계적으로 3D 애니메이션 창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3D OEM 시장이 셀 애니메이션 못지않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황=오콘(대표 김일호·김기범)은 최근 일본 소니픽처스가 기획하고 있는 3D TV시리즈의 OEM를 수주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오콘은 소니픽처스가 작품 선정작업을 마치는 10월께 OEM 수주를 받아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한신코퍼레이션(대표 최신묵)은 미국 내추럴이미지로부터 ‘푸드파이터’의 OEM을 받기로 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3D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에프엑스-디멘젼(FX-Dimension·대표 이정환)은 최근 영국의 A사가 제작·기획중인 TV시리즈의 OEM 수주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외에도 미국 니클라디온 등 국내외 업체들과 2∼3개 프로젝트의 OEM 수주를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빅필름(대표 권재성)은 캐나다, 프랑스, 일본 업체 3∼4개사와 구체적인 접촉을 갖고 공동제작 형식을 띤 OEM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명과 암=셀 애니메이션 TV시리즈 편당 하청가격이 1억원 미만으로 떨어지고 그나마 제작물량마저 줄어들고 있는 국내 업계 상황에서 3D 하청제작은 또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한다. 3D의 경우 초기시장이라 정해진 편당 가격은 없으나 1억 80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3D 제작사들이 OEM 작업을 통해 제작 노하우를 쌓아나간다면 자체 창작물 제작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에프엑스-디멘젼의 이정환 사장은 “펀딩 능력이 모자라는 3D 제작사의 경우 자체 창작물은 꿈도 꾸지 못한다”며 “몇편의 OEM 제작을 통해 제작능력을 인정받은 후 창작 애니메이션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3D OEM 제작이 일반화할 경우 3D도 셀 애니메이션의 전철을 밝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즉 OEM 제작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올리다보면 창작물에 대한 매력을 상실, 3D 창작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망=업계 관계자들은 3D OEM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우선 3D 제작사들의 현금 흐름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곶감’을 내버려둔채 창작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또 아직 중국·베트남 등이 기술력 부족으로 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국내 업체들의 무혈입성이 가능한 시장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문제는 편당 수주가격 덤핑 등 해외 OEM 수주를 위한 국내 업체들간의 과열 경쟁이 심해질 경우 실익 없이 시장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3D OEM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업계들의 공동 보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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