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출연연에 `바이오 열풍`

 생명공학(B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덕연구단지내 출연연구기관간 바이오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출연연이 최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바이오분야 연구성과물 가운데에는 선진국보다 앞서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도 있어 ‘바이오 한국’이 기대되고 있다.

 생명연의 대표주자인 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은 최근 한국인의 위암 및 간암 치료에 이용될 유전자 1만4000종를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게놈정보처리에 필요한 국제수준의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 시스템, 초고속염기서열분석기술, 고밀도 DNA칩 제작 및 영상처리기술을 개발하는 등 유전체 연구 관련 인프라까지 구축했다.

 KAIST 생물학과 및 의과학센터의 경우 벤처기업인 제넥셀(대표 박미령)과 공동으로 지난 99년부터 2년여의 공동연구 끝에 새로운 인간 질병유전자 발굴과 게놈기능 연구를 가능케 하는 6만2000종의 형질전환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세계 처음으로 완성했다. 이 형질전환 초파리 라이버러리는 미국 버클리대학 초파리 게놈 프로젝트 컨소시엄과 일본 리켄연구소가 수년간 만든 유전자 기능 조절용 초파리 수의 10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알려진 인간 질병유전자 중 77%가 초파리에 존재해 암정복도 멀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와 BT 퓨전테크의 기획과제를 추진중인 ETRI 인체정보기술연구부도 최근 폐암 등 폐질환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영상 판독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흉부 X선 영상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선보였다. 이 흉부 X선 영상처리 원천기술은 시간간격을 두고 촬영한 흉부 X선 영상에서 늑골의 영상을 제거하는 기술로 진단의 정확성을 5∼10% 향상시키고 판독시간도 20% 이상 앞당겨 폐암 발생 환자의 조기 발견과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ISTI는 아예 바이오인포매틱스사업실을 따로 두고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유전체의 DB구축 및 유전체 정보분석을 위한 시스템 구축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인포매틱스사업실은 슈퍼컴을 토대로 생물정보학과 관련된 자료의 DB구축에 나선 국내에서 몇 안되는 연구팀 가운데 하나로 과기부가 추진중인 국가유전체센터가 설치되면 유전체 연구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분석·가공하게 된다.

 이밖에 화학연은 지금까지 정맥주사제로만 제조가 가능했던 유방암·폐암 등 항암제를 먹는 약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원자력연은 간암을 수술하지 않고 방사성동위원소 주사제로 치료하는 새로운 간암치료제를 국내 처음 상품화했다.

 생명연 최인성 유전체연구센터장은 “바이오 연구에 대한 투자시기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고 투자 규모도 부족한 감은 있지만 몇몇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결과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이긴 하지만 출연연들이 개발한 기술 가운데에는 세계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 확보가 가능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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