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덕밸리에도 일부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과 마케팅 부진 등으로 수도권 기업에 합병되거나 건물 입주비용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또 많은 수의 벤처기업이 올 하반기에도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을 우려해 자체 연구 및 신제품 개발 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정부나 연구소에서 발주하는 용역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어서 이 지역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21일 한국전자통신연(ETRI) 창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입주업체 가운데 3, 4개 업체가 최근 수개월전부터 입주비용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다수 제품 출시를 해놓고도 본격적인 생산에 따른 자금부족과 마케팅부진 등으로 회사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소프트웨어지원센터내 입주기업 가운데도 5, 6개의 벤처업체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센터내 입주기업인 디지털 북 토털 솔루션 업체인 A사가 계속되는 자금난과 판로 확장 부진 등으로 서울지역에 비교적 규모가 큰 디지털 북 전문업체인 B사에 합병됐다.
ETRI 연구원 출신의 벤처기업인 C사는 올초 유아 및 어린이용 음성 응용 완구를 출시했으나 뛰어난 제품성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국내 시장 분위기 침체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통신장비업체인 D사도 올초 40채널 DWDM장비를 개발, 현재 통신사업자로부터 성능테스트중에 있으나 제품성능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통신사업자의 신규장비 구입계획이 당초보다 늦어져 시장진입시기가 상당부분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창업한 지 3∼4년차 되는 성장단계의 벤처업체들도 회사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가 하면 당분간 정부 및 연구소에서 발주하는 용역사업으로 제품 판매부진에 따른 자금난을 피해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형편이다.
모 벤처업체 관계자는 “최근 창투사나 벤처업계에서 자금줄을 쥐고 풀지 않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불황마저 겹쳐 가뜩이나 어려운 신생 벤처들에는 회사경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에서는 벤처업체가 개발한 제품을 적극 판매할 수 있는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한 시장확대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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