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e비즈 전략]기고-e비즈는 통신불황 `해결사`

◆한국전산원 유천수 전자거래연구부장

 

 닷컴기업의 거품과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 신경제의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전해지고 경기후퇴가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인터넷에 대한 관심도 줄어 e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도 줄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구경제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일견 타당한 듯 보이지만 디지털 경제라는 전자적 경쟁의 광장에서 이 곳을 지배하는 룰을 지키며 움직여야 하는 변화된 환경에서 e비즈니스 외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통신이라는 비즈니스 영역도 경기 불황과 수익성 악화를 비켜갈 수는 없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던 환상은 접어둔 지 오래다. 통신기술의 발전주기 단축, 급격한 수요변화 등으로 상당수 통신 사업자들이 과잉투자, 수익성 악화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드라이브 정책과 업체간 경쟁 및 고객의 기호에 부응하는 과감한 도전으로 거둔 우리나라 통신 사업부문의 성과를 세계적인 성공 모델로 일컫지만 반드시 실제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정보통신부가 국내 통신시장을 3개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 그룹으로 구조개편을 유도하겠다는 최근 보도는 이러한 상황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당국의 고육지책으로 하드웨어적인 처방이라 할 것이다.

 e비즈니스가 통신 산업에서도 난관을 헤쳐 나갈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통신산업에서 활동하는 기업과 기업가 및 산업인력의 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본다. e비즈니스의 핵심 인프라인 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 사업자가 e비즈니스 솔루션의 수요자로서 이를 전략적으로 도입해 문제를 해결코자 하는 점이 자칫 의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e비즈니스의 도입은 일차적으로 통신서비스업체(통신사업자, 콘텐츠공급자, 단말기공급자)의 비용 절감을 위한 수단으로도 충분한 의의를 갖는다.

 통신설비관리, 인력 및 자산운영과 기업운영에 부대되는 각종 경비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며 비용 낭비적 요인의 발견은 물론 금융 등에 대한 위기관리 요인도 미리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다.

 e비즈니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경우에는 통신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이 빠른 점을 감안해 신기술을 적용,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는 유연성의 확보와 새로운 기술의 예측, 시장에서 요구하는 고객의 변화를 신속하게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연구개발 조직과 마케팅 조직이 긴밀하게 연계돼야 하며 다시 상업 서비스로 상용화하는 프로덕션 조직과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즉 조직의 본원적 활동과 지원적 활동 조직이 가치사슬(value chain)에 입각해 협업체계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하되 상기한 통신 업체의 특성에 적합하게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설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보유한 기술과 고급 기술인력이 통신 업체의 중요한 경쟁자산인 점을 고려한다면 내부에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해 조직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수집·저장·축적·활용하고 새로운 지식의 생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다음 이를 자원관리시스템과 연동해 활용한다면 보다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공급사 및 협력사와 온라인 공급체인을 구성한다면 단말기, 통신망, 콘텐츠 공급 등 일련의 통신 서비스에 요구되는 요소를 신속하게 확보함으로써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다.

 고객지향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고객으로부터 발생되는 통화, 서비스 문의, 가입 및 취소 등 모든 거래정보를 데이웨어하우스로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구축된 데이터웨어하우스에 데이터마이닝이나 각종 온라인 분석도구(OLAP)를 적용해 시간 등 다양한 속성을 축으로 다차원적인 분석을 수행한다면 고객에 관련된 숨겨진 지식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고객 관계관리와 결합, 이용할 경우 현재의 고객관계관리(CRM)를 보다 지능화해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e비즈니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과 새로운 관점에서 적용 분야를 찾거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라고 생각된다.

 끝으로 통신업계가 현재의 경쟁가속화에 따른 국내외적인 시련 및 투자대비 수익 저조에 의한 수익 한계 등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e비즈니스를 적용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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