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의 가장 무서운 적은 바이러스다. 병균이 몸을 상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되는 것처럼 바이러스는 컴퓨터의 시스템을 파괴한다. 이제는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 컴퓨터시스템에 침입하는 해킹도구로까지 고도화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등장은 컴퓨터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86년 파키스탄의 형제 해커가 만든 브레인바이러스가 등장한 후 약 15년 동안 바이러스는 양적으로 기술적으로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80년대부터 최근까지 주요 바이러스 관련 사건을 정리했다.
◇80∼89년
바이러스의 태동기다. 80년대 초반까지는 기생처가 PC가 아닌 메인프레임이었다. 따라서 바이러스도 유닉스 환경에서 다른 컴퓨터에 몰래 접속하는 트로이목마 형태가 주류를 이뤘다. 86년 IBM 호환PC에서 활동하는 브레인 바이러스가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지면서 바이러스는 활동 무대를 PC로 옮기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88년 국내에 상륙했고 안철수씨가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90∼94년
90년대 초반은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시기다.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곳은 불가리아를 비롯한 동구권이다. 90년에는 어둠의 복수자나 머피 등 도스기반 바이러스가 만들어졌고 이때 백신의 대명사인 V3의 전신 백신Ⅲ가 처음 개발됐다. 악명을 떨친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은 92년이다. 94년에는 인터넷 뉴스그룹을 통해 확산되는 바이러스가 나타나 인터넷이 향후 바이러스 확산의 통로로 자리잡을 것임을 예고했다.
◇95∼98년
PC 대중화에 발맞춰 바이러스의 대중화도 시작됐다. 95년에는 현재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매크로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작동환경도 도스에서 윈도로 급속히 변화했다. 96년에는 엑셀과 같은 특정 프로그램 데이터를 겨냥한 매크로 바이러스가 유행했고 97년에는 최초의 리눅스 바이러스인 블리스가 발견됐다.
98년 대만에서 제작된 CIH 바이러스가 바이러스 대란의 전주곡을 울렸고 가장 유명한 해킹도구 백오리피스가 CDC라는 해커그룹에 의해 제작됐다. 스크립트 언어로 제작된 웜의 등장과 자바 파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등장도 98년의 일이다.
◇99년∼현재
바이러스가 디스켓을 통한 일대일 확산에서 인터넷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는 최고의 전성기다. 99년은 바이러스 피해로 점철된 최악의 해로 기록되고 있다. 이해 4월에만 전자우편을 통해 자동으로 확산되는 최초의 바이러스인 멜리사와 원폭에 버금가는 CIH가 작동했다. CIH 바이러스는 99년 국내에서만 30만대의 PC를 고철로 만들었다. 이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3년 동안 피해를 일으켰다. 또 6월에는 전자우편뿐 아니라 네트워크 공유폴더를 통해 확산되는 익스플로러집이, 8월에는 전자우편을 통해 30분에 한번씩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프리티파크가, 11월에는 전자우편을 열기만 해도 감염되는 버블보이가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다양한 바이러스의 특징을 하나로 묶은 복합형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다. 5월의 러브 바이러스, 12월에 등장한 PDA용 리버티 및 페이지가 대표적이다.
올해 1월에는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하이브리스, 2월에는 테니스 스타의 이름 뒤에 숨은 안나쿠르니코바가, 7월에는 ‘How are You’라는 인사를 짜증나게 만든 서캠 바이러스와 세계 웹 서버를 마비시킨 코드레드 바이러스가 등장해 지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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