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줌인>삼성전자 칸 송병석

‘아무리 위대한 지혜라 해도 그것이 실제 작업 활동과 행위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칸의 프로게이머 송병석(22)은 최근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에 나오는 위 문구를 곰곰이 음미하며 게임에 임하고 있다. 진정 프로라는 것이 무엇이며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프로게이머로 2년 차에 접어든 송병석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있다.

 송병석은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언급됐듯이 아무리 많은 게임을 해보고 그리고 게임에 대해 정평이 나있다 하더라고 그것이 게임산업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전혀 의미가 없다”며 “프로게이머가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게임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서야 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런 그가 선택한 것은 게임제작자. 즉 진정한 프로로서 국내 게임산업을 위해 게임 제작에 직접 뛰어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병석은 “게임에 대한 꾸준한 애정은 충분히 준비돼 있다”며 “많은 게임을 누구보다 조목조목 파악하고 있으며 이제는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만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프로게이머로서 자신의 확실한 비전을 세운 송병석은 경기에서 냉정하고 침착한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남성 프로게이머들이 좀처럼 고르지 않는 프로토스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그는 당황하지 않고 배짱 있는 경기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물론 나름대로의 연습이 이런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칸의 옷을 입고 삼성 디지털배 KIGL 2000 동계 정규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며 프로게임계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그는 현재 진행중인 AMD배 PKO 상반기리그에서도 여러 강호들을 꺾고 6승3패를 기록하며 당당히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송병석은 유저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프로토스로 이런 결과를 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프로토스는 지난해의 테란을 보는 듯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송병석은 “올해 스타크 1.08 패치버전으로 프로토스가 상당한 수세에 몰려 더없이 힘든 경기를 치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테란전에서는 여러 여건상 힘든 경기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고 실토한다.

 하지만 그는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며 PKO 상반기리그의 최종 토너먼트전에서는 기필코 우승하겠다고 말한다. 송병석은 “PKO 리그에서는 아쉽게 2위로 밀렸었지만 최종 토너먼트에서는 멋지게 역전 우승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송병석은 지난 99년 12월 배틀탑 밀레니엄 페스티벌 단체전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프로게이머의 길로 접어들었다. 비록 선수 생활 초기에 단체전을 위주로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프로에 들어온 이후 개인전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는 당당히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게이머 중 한사람으로 올라서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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