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로 얼룩진 언론계 e비즈로 `투명경영`

　‘언론계에 투명경영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국내 신문·방송·출판 관련 언론들이 내부 정보시스템을 개선해 광고·영업·회계·제작까지의 전업무에 효율성과 투명성을 기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e비즈니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한매일신보와 스포츠서울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을 통한 신경영을 준비 중이며, 동아일보가 이미 도입한 신정보시스템을 통해 경영·회계·인사·자재·구매 등의 업무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월간지와 출판사를 보유한 디자인하우스는 기존 구축된 고객관계관리(CRM)와 더불어 올해 안에 ERP도 구축, 이의 연동을 통한 e비즈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방송사로서는 국영 KBS가 ERP 추진을 통한 경영혁신과 디지털화 작업에 들어갔고 전체 언론사를 회원으로 둔 언론재단 역시 ERP 구축작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최근 각 오프라인 기업들의 화두가 돼온 e비즈와 관련 인프라 구축작업은 오프라인 최대 권력기관으로 치부되던 언론계에까지 번지며 각 산업의 대세적 흐름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언론계는 이를 통해 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투명공개함으로써 ‘탈세의 온상’이란 불명예를 벗어던지고 이익과 알 권리를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언론상을 정립시키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들이 내부 경영시스템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사주들이 줄줄이 불려나가는 현실 속에서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경영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대한매일신보과 스포츠서울은 신문사의 방대경영에 따른 부실이 지적되던 지난 99년부터 내부 경영프로세스의 전환을 모색했다. 기존 경영정보시스템(MIS)을 ERP로 바꾸기 위한 컨설팅작업을 거쳐 지난해부터 ERP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총 10개월, 5억원ㅇ 토입된 ERP 시스템에는 경영자들이 광고·영업망 관리·회계·인사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EIS시스템’이 포함됐고 신문사 업무와 관련된 경영정보를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신문제작시스템(CTS)이 ERP 내에서 연동되도록 함으로써 그동안의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신문제작 정보를 종합적으로 실시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서울에 우선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향후 대한매일과 연동되며 양사는 전자문서시스템과 시스템통합 작업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일보는 경영·회계·인사·자재·구매 기능을 통합관리하는 ‘신정보시스템’을 지난해부터 상용화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사내 모든 정보의 DB와 기사 정보가 포함됐고 CTS·지식관리시스템(KMS) 기능과도 연동돼 경영 전반에 걸친 투명성이 확보됐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그동안 신문사 업무의 특성상 딱 떨어지지 않던 광고비·판매량 등의 민감한 정보를 정확히 집계할 수 있게 됐다.

　‘행복이 가득한 집’ 등 인기 월간지를 발간하고 있는 디자인하우스는 DB마케팅 차원에서 구축한 CRM을 웹 기반으로 전환하고 이를 오는 11월에 완료되는 ERP 시스템과 연동시킬 계획이다. 지난 76년 설립된 이 회사는 25년에 걸친 월간지 발행을 통해 확보한 양질의 콘텐츠를 이번에 도입하는 시스템과 연계해 효과적인 e비즈니스를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KBS는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뉴미디어 창출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 구축이란 목표 하에 ERP를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우선 내부 경영혁신을 실현하고 궁극적으로는 방송의 e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한국언론재단이 지난달부터 MIS를 ERP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각 일간지들 역시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경영에 적극 반영시킨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언론계에도 e비즈 도입을 통한 투명경영이 확산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