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끝이 안보인다

　핵심 IT산업인 반도체시장의 불황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분석가들의 비관적인 향후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크레디트수이스퍼스트보스턴(CSFB)이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업체의 주식투자등급을 대거 하향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IDC·데이터퀘스트 등의 주요 시장조사기업이 올해 반도체 및 반도체 관련 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올 반도체시장은 지난 86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며 향후 2∼3년간 장기불황이 이어져 오는 2004∼2005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C용 반도체=IDC는 올해 전세계 PC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380억달러로 지난해 503억달러보다 무려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데스크톱PC 반도체 시장은 386억달러에서 273억달러로 급감해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분야별로는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이 271억달러에서 222억달러로, D램시장이 124억달러에서 66억달러로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IDC는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전세계적으로 PC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세계 PC출하대수는 3000만대(오차 2%)로 86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유럽·미국 등 지역별 구분없이 전세계적으로 PC출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IDC측은 “PC용 반도체 업체들이 행운의 극적인 반전을 경험하고 있다”며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반도체업체들이 과도한 수요로 열정적으로 일했으나 이후 수요는 완전히 폭락해 버렸다”고 설명했다.

　IDC는 PC용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05년까지는 회복되기 어려워 반도체업체들도 상당기간 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PC출하 감소와 재고누적 등의 원인으로 전체 메모리시장 규모가 올해 338억달러로 지난해 541억달러보다 37.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 시장은 오는 2002년 하반기나 돼서야 부분적인 회복세로 돌아서 2004년에 870억달러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퀘스트는 분야별로 D램과 S램 등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드는 반면 모바일기기의 핵심부품인 비휘발성의 플래시메모리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전체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했던 D램과 S램의 점유율이 올해는 70%선으로 떨어지는 반면 플래시메모리는 올해 전체시장의 20%를 차지하고 2005년 점유율은 33%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퀘스트는 앞으로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경기하강기에 네트워크제품용 고속 S램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용 플래시메모리 등과 같은 특정 응용제품에 주력해 메모리시장의 급등락 사이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모바일장비 수요증가로 D램과 S램 분야에서도 저전력 소비, 칩규모 패키징, 멀티칩 패키지인 콤보 디바이스 등과 같이 모바일컴퓨팅을 위한 기술개발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웨이퍼

　가트너재팬은 올해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수요가 45억m2로 지난해 56억6000만m2로 21%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분야별로는 북미·일본·유럽·아태 지역에서 각각 19·22·19·22%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이동전화 등과 같은 전자제품의 소비자 수요가 하락함에 따라 칩 업체들이 생산을 줄인 데 따른 것이다.

　가트너재팬의 수석분석가인 오가와 타카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칩 웨이퍼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올해 1분기 수요가 전분기 대비 14%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에는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트너재팬은 웨이퍼 수요가 3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며 이후 완만한 회복을 시작해 전자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2003년부터 완전한 외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가트너재팬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