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자가 일명 벽걸이 TV로 불리는 디지털 PDP TV사업을 메모리반도체와 TFT LCD에 버금가는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했다. 진대제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63인치 PDP TV의 내부를 보면서 업계 최초로 실현한 방열팬이 없는 무소음 설계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의 돌파구를 찾았다. 일명 벽걸이TV로 불리는 초박형 디지털TV인 PDP TV가 바로 그것. 삼성전자는 8일 반도체신화의 주역인 진대제 사장을 전면에 내세워 PDP TV를 메모리반도체와 TFT LCD에 버금가는 최대 핵심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선언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와 소니·마쓰시타·NEC·파이어니어·후지쯔·필립스 등 세계 유수의 가전업체들이 이미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PDP TV를 선정, 핵심 역량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왜 PDP TV 인가=디지털방송시대를 맞아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화면이면서 고화질을 실현했고 시야각이 넓으면서 공간까지 절약할 수 있는 이른바 ‘꿈의 영상기기’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PDP TV뿐이다. 여기에다 대당 승용차 한대 가격에 버금가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면서 잠재수요 또한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PDP TV 수요는 올해 50만대에서 오는 2005년에는 500만대로 10배 정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규모만도 2005년에는 200억달러에 이른다. 국내 가전3사는 물론 일본의 주요 가전업체들이 PDP TV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체 동향=삼성전자가 PDP TV를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하고 올 가을부터 63인치, 50인치, 42인치, 37인치, 32인치 제품으로 풀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외 시장공략에 본격 나서기로 함에 따라 세계 PDP TV 시장에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LG전자가 60인치와 40인치 제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본격 런칭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PDP TV사업을 집중 육성키로 함에 따라 일본의 선발업체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PDP TV시장은 필립스를 제외하곤 소니·파나소닉·파이어니어·NEC·후지쯔 등 일본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산업용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가을부터 유럽과 미국의 가정용 수요를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큰 63인치와 60인치를 본격 런칭하고 경쟁이 치열한 42인치(40인치대) 제품도 파격적인 가격대에 출시키로 함에 따라 한·일 업체간 선점경쟁이 본격 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미국에서 소니가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인하 전략를 앞세워 주도권을 장악하려 애쓰고 있지만 그다지 신경쓸 필요가 없으며 향후 시장주도권 다툼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의 파나소닉·파이어니어·NEC 등 PDP 모듈과 TV를 동시에 생산하는 업체들간의 경쟁으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언제쯤이면 선두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일본의 경쟁업체에 비해 3년 정도 늦게 출발한 탓에 이들 선두기업과 어느 정도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올해 세계에서 가장 큰 63인치 제품을 한발 앞서 출시하고 내년에는 인치당 100달러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을 선두기업보다 6개월 정도 앞서 출시할 예정이어서 2003년쯤이면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은.
▲메모리반도체와 TFT LCD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수율경쟁’에서 져본 일이 별로 없을 정도로 제조를 잘하는 회사로 알려져있다. PDP TV도 결국은 수율 다툼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삼성전기·삼성코닝 등과 협력해 3년내 수율을 현재의 40%에서 80%까지 높이고 부품 국산화율도 95%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 최고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PDP TV의 경쟁력은.
▲제품의 크기는 경쟁력 비교에 있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벽걸이TV로 불리는 PDP TV의 최대 약점은 발열량이 많고 소음이 크며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PDP TV 전제품은 방열팬이 없는 무소음설계로 발열과 소음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내년이면 업계 최초로 인치당 100달러의 가격대를 실현할 수 있어 기술 및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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