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 내가 나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춤추며 노래하는 예쁜 내 얼굴∼.”
손으로 네모난 화면을 그리며 이 노래를 불렀던 시절만 해도 TV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매체였다. 그 당시만 해도 TV에 한번 출연하는 것이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곤 했지만 이제 카메라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케이블TV들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에 연일 신청자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어느 여름날 오후, 지하철 역사 내에 오가는 행인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이색 패션쇼가 열렸다. 이날 출연한 모델들은 슈퍼 모델도 아니고 유명 연예인도 아닌 인터넷 응모를 통해 선발된 4명의 용감한 아가씨들.
여성채널 ‘SDNTV’가 제작·방영하는 ‘패션1번가’(화 오전 12시)에는 일반인들이 지하철부터 주유소·찜질방·스키장 등을 누비며 진행하는 ‘쇼킹패션’ 코너가 단연 돋보인다. 개성이 강한 4명의 모델이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직접 제작한 패션쇼 후기도 신선하다.
다큐멘터리 채널 CTN이 방영하는 ‘캠퍼스VJ’(화요일 오후 7시 30분)는 전문 비디오저널리스트(VJ)를 꿈꾸는 고등학생·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마추어 VJ들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드문데다 작품의 연출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매주 밀려드는 신청작 중에서 엄선된 작품만을 채택하다보니 방영되는 영상물들도 수준급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주제로 한 뮤직비디오부터 학교내 왕따 문제에 관한 단편영화, 유명 CF 패러디 등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톡톡 튀는 작품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코미디TV의 ‘세상발견 춤추는 6㎜’(화요일 오전 12시)는 보통 사람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의 대명사격으로 자리잡았다.
꽃을 요리 재료로 써서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꽃요리 전문가, 거꾸로 달려 100미터를 10초에 완주하는 사람, 자동차를 한손으로 들어올리는 괴력의 사나이 등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이한 사람들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다.
보통 사람들이 벌이는 골프대회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SBS골프채널이 선보이는 ‘도전7기 골프대회’(목·금요일 오후 11시)는 최근 200회를 맞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비슷한 실력을 가진 7명의 아마추어 골퍼가 장타·피칭·트리블샷·벙커샷 등 단계별로 기량 대결을 벌이는 색다른 게임이다.
SBS골프 관계자는 “200회를 거치면서 참여한 사람만도 2500여명을 넘어섰고 지금도 신청자가 밀려있다”며 “보통 사람들이 만드는 프로그램들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TV속에서 볼 수 있다는 재미 때문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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