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의 세력을 등에 업은 한국기술투자(대표 이정태)가 벤처캐피털업계 선두자리를 넘보고 있다.
7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술투자는 지난달 2대주주로 올라선 세아제강그룹의 자금 및 네트워크 지원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세아제강으로부터 유입될 200억∼300억원대의 자금을 활용, 연간 1000억원대의 투자조합 결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아제강측도 계열사인 세아홀딩스의 전략적 네트워크 차원에서 한국기술투자를 활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조만간 두 회사가 공동 투자업무를 수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기술투자는 결국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 이외에 1000억원 가까운 가용 투자재원을 확보, 다른 벤처캐피털들과는 달리 투자재원난에서 해방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앞으로 한국기술투자가 그동안의 노하우와 세아그룹의 자금·네트워크를 활용, 전반적으로 부진한 벤처캐피털업계의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동안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임을 자부해온 KTB네트워크가 최근 권성문 사장의 미국행과 과다한 부채 등으로 보수적인 투자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한국기술투자가 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세아제강그룹은 지난달 2일 한국기술투자가 역외펀드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750만주(8.8%)를 포함, 12%의 지분을 자전거래 및 장내 매집을 통해 확보, 2대 주주로 부상한 중견그룹이다. 이 회사는 국내 강관시장의 선두주자로 올 상반기에만 매출 2972억원, 순이익 549억원을 거뒀다.
또 실질적인 한국기술투자의 파트너 역할을 담당할 세아홀딩스도 지난달 30일부터 세아제강에서 분할 상장된 기업으로 부채비율이 8% 밖에 안되는 초우량 재무구조를 갖췄다. 또 308억원의 현금과 300억원대의 투자주식, 100억원대의 자회사 투자배당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한국기술투자와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세아제강측에서 연간 200억∼300억원대의 안정적인 투자자금 지원만 이뤄지면 아무리 시장이 어두워도 1000억원대의 투자펀드 확보는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투자재원으로 활용,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리딩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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