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3사가 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아 디지털TV 세트(수상기)와 함께 유망품목으로 떠오른 디지털TV 세트톱박스(수신기)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지상파 디지털TV 본방송을 앞두고 지상파용 세트톱박스를 속속 출시하는 한편 수출시장을 타깃으로 해외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다기능 복합형 세트톱박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세트톱박스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주도해왔지만 디지털방송 시대가 본격 열리면 이 분야에서 가전 3사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가전 3사가 디지털TV용 세트톱박스 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지금까지 보급된 디지털TV의 95% 이상이 세트톱박스를 갖추지 않은 레디형 제품인 데다 디지털방송 초기엔 규모면에서 디지털TV 완제품에 비해 세트톱박스 물량이 월등히 많을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세계 시장 추이를 보면 오는 2005년까지 디지털TV 누적보급대수는 5500만대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이 기간 디지털TV 세트톱박스 누적보급대수는 무려 3억1000만대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최근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고선명(HD)급 디지털TV 세트톱박스(모델명 SK011P)를 국내 출시한 데 이어 미국 최대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와 기술제휴를 맺고 디지털 지상파 방송은 물론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을 모두 수신할 수 있는 세트톱박스를 개발, 이달 중 수출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DVD와 인터넷, 게임 등 여러가지 부가기능을 채택한 콤보형 세트톱박스 시
제품 개발을 끝내고 상품화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HD급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물론 아날로그TV 및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디지털방송도 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TV 세트톱박스(모델명 SIR-K150)를 첫 출시하고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해리스와 협력해 방송용 세트톱박스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미국 테라로직과 기술제휴를 맺고 개인용디지털녹음기(PVR)·홈네트워크·MP3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닌 세트톱박스를 개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가정용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는 업계 처음으로 TV는 물론 PC모니터로도 고화질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HD급 디지털 세트톱박스(모델명 DSD-9210)를 개발, 이달초부터 경쟁사 제품(130만원)보다 저렴한 95만원대에 판매할 예정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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