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납량특선 ‘전설의 고향’. 하얀 소복입은 여인이 긴 머리 늘어뜨리고 허겁지겁 무덤을 파헤친다. 조마조마하며 그녀를 지켜보는 나그네. 오금이 저려오는 순간, 나그네를 돌아보는 구미호의 싸늘한 눈. 그녀의 입가엔 붉은 피가 흐르고….
그러나 이제는 TV나 극장을 가보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가슴 서늘한 공포물을 즐길 수 있다.
휴가를 못가 억울한 밤이면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 보자. 한밤 중 전등도 끄고 컴퓨터 화면에 깜박거리는 커서에 눈을 맞추면 인터넷만화 공포세상을 만날 수 있다.
인터넷으로 만화를 서비스하는 코믹스투데이(http://www.ComicsToday.com)는 TV보다 더 서늘한 공포만화 ‘공포단편만화(Summer Special)’를 선보인다.
첫 작품은 최미정 작가의 ‘은여우’. 나는 운전을 하다 사고로 여우를 치어 죽인다. 새끼를 배고 있는 암여우는 싸늘히 식어가고 나는 암여우를 버려둔다. 며칠 후 한번도 본적없는 사촌동생 ‘세이’가 내 앞에 나타난다. 사고 때 맡은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세이’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나. 드디어 이모에게 확인 전화를 한다. 전화선을 타고 이모는 말한다. “난 아들이 없다.”
창문이 바람에 덜컹거린다고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는 없다. 다음 작품이 뒤를 잇는다.
김정한 작가의 ‘엑소시스트’. 가게가 안돼서 고민인 부부는 점쟁이를 찾아간다. ‘딸의 팔을 잘라야만 가게가 잘 된다’는 점쟁이의 말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부부. 그러자 점쟁이는 슬쩍 다른 방법을 가르켜주는데, 그것은 딸이 아끼는 인형의 팔을 잘라서 옷장 위에 올려놓으라는 것. “하지만 인형이 팔을 도로 찾으면 허사야.” 부부는 점쟁이 말대로 하면서 가게는 날로 번창한다. 그러던 어느날 밤 우연히 들여다본 딸애의 방에선 한 팔을 잃은 곰인형이 옷장을 기어오른다.
이쯤 읽으면 컴퓨터 화면이 으스스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선 안된다. 정복필 작가의 ‘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밤새 다리없는 귀신에게 쫓기다 깬 아주머니. 식은 땀을 닦고 있던 아주머니는 삼풍백화점에 다니는 딸을 깨우러 간다. 딸은 오늘은 피곤하다며 회사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린다. 오늘따라 왜그러냐고 하며 억지로 회사로 보낸 아주머니는 그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소식을 듣는다. 정신없이 현장에 나간 아주머니는 이미 사고로 목숨을 잃은 딸의 모습을 본다. 딸은 다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실화다.
세 편을 읽고 ‘휴’하고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면 이정태의 ‘2025년 뱀파이어’, 박진석의 ‘죽음으로의 초대’, 이수미의 ‘수취인불명’ 등이 기다리고 있다.
한번 더 용기를 갖고 마우스를 가져가자. 그리고 이 여름 ‘방콕족’의 더위는 인터넷만화와 함께 날아간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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