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프론티어 함용석 상무(hys@emfrontier.com)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ASP는 SI산업의 신종서비스이자 정보기술(IT) 외부위탁(아웃소싱)의 고도화된 형태다. 아직 시장초기 단계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모델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ASP 서비스 종류는 △경영이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구축 및 운영과 교육지원 △전자상거래(EC) 솔루션 및 하드웨어(HW) 인프라제공 △인터넷 접속과 가상사설망(VPN) 통신지원 등으로 구분된다.
ASP산업이 최근 진화를 거듭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면서 종전 IT 아웃소싱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IT 이용기업에 차별화된 서비스로 다가서고 또한 ASP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두가지 사업모델을 둘러싼 차이점에 대해 우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선 IT 아웃소싱은 고객이 운영중인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및 유지보수 작업을 다른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서비스다. 대부분의 아웃소싱 과정에서는 사용자 기업의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를 각각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비해, ASP 방식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수의 사용자 기업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형식이다. 즉 아웃소싱 관점에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SW)의 라이선스는 사용자 기업이 직접 보유해야 하지만 ASP는 사용자 기업이 시스템을 자산으로 유지할 필요도, 이에 따라 감가상각으로 계상할 필요도 없다. 해당 기업은 ASP 제공업체와 임대계약만 체결하는 대신, ASP 업체가 라이선스를 사들여 보유하게 된다.
이와 함께 서비스 제공업체와 사용자 기업 사이의 약관인 서비스 수준협약(SLA)도 차이가 있다. 아웃소싱은 수많은 요구사항을 수용하므로 SLA의 측정항목이 많고 구조도 복잡하지만 ASP에서는 애플리케이션별로 SLA를 취해 단순화시킬 수 있다. 물론 고품질 ASP의 경우 각 애플리케이션 담당자가 여러 고객사를 관리하게 되므로 상당한 수준의 지식·노하우를 갖춰야 하며 조직구도도 고객사와 애플리케이션을 조합한 ‘매트릭스’ 형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기업용 SW의 커스터마이징 여부도 아웃소싱과 ASP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다. 원칙적으로 ASP는 표준화 SW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일부 커스터마이징 과정을 거치지만 아웃소싱은 고객사 고유의 업무 프로세스를 적용한 SW로 크게 변형해 운영한다. 따라서 ASP를 전제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면 가급적 표준화된 솔루션을 그대로 사용해야만 한층 효과적이다.
이처럼 ASP는 인터넷과 첨단 SW 기술이 결합함으로써 종전 아웃소싱보다 진일보 한 서비스 모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고가의 기업용 SW를 구입하거나 유지하지 않고도 마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빌려 쓸 수 있다. 또한 날로 급변하는 IT 기술추세에서 고객사는 일일이 업그레이드에 신경쓰지 않고도 ASP 업체로부터 서비스 향상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아직 국내 기업문화는 아웃소싱이나 ASP에 익숙지 않다. 자신의 정보를 외부 위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주 원인이다. 이밖에 기술·관리적 미숙함으로 사고나 피해의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ASP는 앞으로 수년내에 급격한 속도로 발전할 비즈니스 모델임이 틀림없다. 기업의 핵심역량은 더욱 강화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는 경영 원칙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IT 분야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ASP서비스를 선택할 경우 자체 구축에 비해 고객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 효과는 운영기간 3년 기준 3배 이상이다. SW 공급사들도 자사가 보유해야 할 운용 인력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ASP는 이른바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아웃소싱 사업모델의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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