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고객 메시지 분석과 기존에 구축된 데이터를 활용해 작성한 응답을 발신자에게 자동으로 전송하는 e메일대응관리시스템(ERMS:Email Response Management System)이 고객관계관리(CRM)의 핵심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년 동안 닷컴비즈니스가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ERMS 분야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도 찾기 어렵다. 실제로 이 분야는 각종 평가 기준에 따라 업계 1위 업체가 매번 달라질 정도로 절대강자가 없다.
단하나뿐인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일 계속되는 경쟁에 지칠 법도 한 김경서 다음소프트 사장(33)과 박태준 스펙트라 사장(37)은 ERMS 분야에서 둘도 없는 경쟁자다.
깔끔한 도시풍의 김 사장과 수더분하고 편안한 인상의 박 사장은 외모를 제외하면 공통점이 아주 많다.
두 사람 모두 대학 입학 전까지 대구에서 생활했고 대학에 진학해 전산학을 전공, 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창업 시점이 99년인 것도 그렇다.
그러나 이런 공통점 속에 미묘한 차이라면 국내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김 사장이 순수 ‘국내파’라면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박 사장은 이른바 ‘해외파’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또 김 사장이 닷컴기업의 기술개발연구소장으로 5년간 근무한 순수 닷컴 출신이라면 박 사장은 오프라인기업의 상무이사를 엮임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업무 추진과 관련해 김 사장이 전투를 진두지휘하는 ‘터프한 사령관’ 스타일이라면 박 사장은 치밀한 계획과 체계적 전술로 무장한 ‘꼼꼼한 전략가’ 스타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영업 현장에 직접 나가 직원들을 독려하고 스스로 영업에 나서는 김 사장과 방대한 독서량과 새로운 정보에 대한 남다른 열정 덕분에 업계흐름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박 사장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의 최대 자산은 직원’이라고 강조하는 두 사람은 직원을 아끼는 것으로도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최고경영자의 이런 소신은 외국인 강사 초빙 영어교육·대학원 전액지원(다음소프트), 출퇴근 이원제·출산휴가 3개월·주 5일 근무(스펙트라) 등 직원들의 복지로 귀결돼 두 회사 모두 이직률이 제로에 가깝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단거리 경주라면 몰라도 장거리 경주에 참여한 기업은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이 충분할 때 이들이 기업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RMS의 핵심기술인 자연어 처리와 인공지능에 대한 실력에 관해서라면 한치의 양보도 없을 만큼 자신있는 두 사람은 외형적 성장보다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눈앞의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도 두 사람의 공통된 부분이다.
정통 엔지니어 출신답게 “세계적 수준의 기술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는 김 사장과 박 사장은 “이제 막 태동기에서를 벗어난 ERMS 시장의 작은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보다는 파이를 키우기 위한 협력이 앞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사무실을 확장·이전하고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까지 단행한 김경서 사장과 기존 제품의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신제품으로 하반기를 준비하는 박태준 사장의 승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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