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감산, 시장에 영향 미칠까

 ‘바닥까지 떨어진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인가.’

 하이닉스반도체가 미국 유진 공장에 대해 6개월 동안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D럠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D램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나 추가하락을 저지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이닉스가 감축하기로 한 D램 생산물량은 월 1160만개다. 세계 D램시장의 2% 남짓한 물량이다. 7∼8%인 공급 과잉률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유진 공장의 생산제품은 다른 제품군보다 공급이 넘치는 64Mb D램 일색이어서 가격반등을 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다.

 다만 일본 도시바·NEC·후지쯔, 대만의 뱅가드 등 일련의 감산행렬에 세계 3위 업체인 하이닉스가 가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추가적인 D램 가격 하락을 막는 심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도 “현 공급과잉을 고려할 때 단독으로 수급상황을 전환할 수는 없으나 우리로서는 상당한 감산”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유진 공장 가동중단에 들어가며 내심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동참을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데다 감산으로 인한 생산 효율성 저하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또 경쟁사들이 감산하는 상황을 오히려 점유율 및 지배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물이 목까지 찬’ 상황임에도 두 회사가 선뜻 감산을 결정하지 않는 이유다.

 그렇지만 두 회사는 성수기를 앞둔 다음달중 D램 가격이 뚜렷한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감산을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이번 유진 공장 가동중단으로 생산량이 16%나 줄어 2위인 마이크론과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하이닉스는 그 대신 채산성이 악화된 64M D램의 올 하반기 생산량을 유진 공장의 가동중단을 포함해 최대 60%나 감축, 현금흐름 악화와 영업이익 감소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부채와 적자로 골칫거리였던 유진 공장의 문제를 당분간 접어두고 국내 생산라인의 효율 극대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인 셈이다.

 하이닉스는 국내 생산라인에 대해 감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상황이 악화되면 감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번 유진 공장 가동중단도 하이닉스가 국내 라인만큼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와 관련, 오리곤 주 정부의 불이익 조치 가능성도 대두되나 하이닉스는 영구 폐쇄가 아닌 일시 가동중단이며 이번 조치의 불가피성을 주 정부도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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