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CA월드가 끝난 후 90일 이내에 제품판매계약을 맺은 고객을 조사했더니 80%가 CA월드에 참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의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CA월드 2001 행사 기획 및 진행 책임자인 CA의 허버트 시겔 수석 부사장은 올해 CA월드의 부가가치도 매우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보기술(IT)분야 단일 기업 행사 중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CA월드의 올해 예산은 무려 300억원에 달한다. CA의 지난해 매출은 약 8조원. 전체 외형에 비하면 0.4%에 불과한 비용이지만 그래도 웬만한 국내 중소기업의 1년 매출에 버금가는 엄청난 규모다. CA는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일주일이 채 안되는 기간에 쓰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투자수익(ROI)입니다. 행사에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비용보다 이익이 클 경우 결과적으로 성공입니다. 많은 고객이 CA월드에 와서 CA의 첨단기술을 보고, 느끼고, 믿음을 갖게 됩니다. 물론 그 믿음은 구매로 이어집니다.”
고객의 구매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CA월드 행사장을 둘러보면 이들이 고객의 정보를 모으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에 놀라게 된다. 모든 참가자는 자신의 정보가 들어 있는 스마트카드를 소지하게 되며 그들이 참가한 세션이나 둘러본 전시장이 무엇인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축적된다. 그 데이터는 다시 데이터마이닝 과정을 거쳐 고객별 마케팅 전략 자료로 변환된다. 마케팅 전략 자료는 각 영업 담당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은 CA의 대표 제품인 유니센터를 통해 관리된다.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투자수익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최근 국내 IT 업체들도 CA월드 같은 행사를 자주 열고 있다. 하지만 투자 수익을 생각지 않고 외형에 치중하는 행사는 사세 과시에 지나지 않는다. 돈을 얼마나 쏟아붓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수에 맞는 시스템을 앞세워 고객 정보를 모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행사가 끝난 후 각자가 받은 고객의 명함을 하나의 파일로 만드는 정도의 데이터베이스는 돈이 없어도 어느 기업이나 가능하다. 기업 행사에서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내실이라는 사실을 CA가 이곳 올랜도에서 보여주었다. <올랜도=IT산업부·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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