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컴퍼니> 비데시장 개척자 2인

 개척자! 미래에 펼쳐질 새로운 시장을 예측하고 그 길로 나아가는 선구자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차 있어 아름답게 빛난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전자식비데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삼홍사 김용두 상무와 노비타 김춘식 상무의 눈빛에서도 이러한 소명감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예전 삼성전자에서 한솥밥을 먹고 지냈던 선후배 사이로 현재는 동종업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내 비데산업을 이끄는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용두 상무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전자레인지 상품 개발을 담당했고 김춘식 상무는 청소기·가습기·선풍기 등의 소물을 취급했었다.

 두 사람에게 전자식비데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는 것은 다름아닌 비데산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으로 이들은 향후 10년내 전자식비데가 소위 사치품에서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확신한다.

 특히 국내 비데산업 발전의 수장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98년 건설사 수주분의 납기가 도래하는 올해가 국내 비데문화 확대의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아파트 고급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비데가 종전 선택사양에서 기본사양 품목으로 전환되고 있는 데다 IMF 직후인 98년 건설사들로부터 수주한 비데물량이 올 하반기 대거 납품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자식비데 보급률은 전체 1500만가구를 기준으로 3∼4% 수준으로 전자식비데 문화가 발달한 일본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식비데 시장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이 현 시점에서 요구되는 핵심업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용두 상무는 “지난 96년 2월에 개최된 경향하우징페어 참가 당시 전시회 관람객들의 눈에는 비데가 이상한 물건으로 비췄던 데 비해 근래에는 서서히 저변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어떻게 일반 소비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에 따라 폐쇄적인 화장실 문화와 국민정서를 극복할 수 있는 마케팅 기획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보다 가까이 일반인들에게 다가가는 밀착마케팅의 툴을 개발해야 할 뿐 아니라 전기와 물을 같이 사용하는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가 지닌 한계도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춘식 노비타 상무는 “비데전문점을 통한 판매가 제품가격 인상효과를 유발하면서 비데보급률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마트와 같은 대형할인점을 이용한 판매로 유통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소견을 밝혔다.

 김 상무는 이어 “향후 비데설치 전문회사와의 제휴, 업계간 제품표준화, 부품공용화 및 수전류 전문생산회사와의 연계성 강화 등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자식비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 대한 역수출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산요가 삼홍사 생산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등 최근들어 일본업체들이 우리나라를 비데 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두 삼홍사 상무는 “현재 250만대, 45%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시장을 주타깃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1%에도 못미치는 일본시장 점유율을 내년에는 2∼3%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춘식 노비타 상무도 “최근 일본 히타치가 비데제품 수입요청을 해오는 등 일본 유수의 기업과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설이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이론으로 인정될 때 과학자들이 희열을 느끼듯, 프런티어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 두 사람도 무한히 팽창할 비데시장을 꿈꾸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한편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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