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가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기존 과학고등학교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부가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영재교육진흥법에 근거해 내년 9월 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기존 16개 과학고등학교는 가뜩이나 왜곡된 대학입시제도로 인해 과학고등학교 재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마당에 과학영재학교 설립안은 기존 과학고등학교의 목줄을 더욱 조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학고등학교 측은 과기부가 영재교육진흥법에 근거한 새로운 과학고등학교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이는 중복투자며 기존 과학고등학교가 평가절하되는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6월말 김영환 과기부 장관과 16개 과학고등학교장들의 간담회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과학고등학교장들은 “과기부의 과학영재학교 설립 추진은 기존 과학고등학교의 위상을 흔들 우려가 있다”며 “기존 과학고등학교의 입장을 고려해 과학영재학교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자리에서 과학고등학교장들은 과학영재학교가 필요하다면 기존 과학고등학교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고 과학기술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과학고등학교장들의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과학기술부는 독자적으로 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하겠다는 방침에서 한 걸음 후퇴, 기존 과학고 등 학교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과학고등학교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방안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주무부처의 인가만 있으면 되는 신설 영재학교와 달리 기존 학교의 경우 영재학교로 전환하려면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가 필요한데 현재 교육부가 기존 학교의 영재학교 전환에 대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 과학고가 입시를 위한 기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교육부도 공감하고 있으나 영재학교 전환에 따른 여러가지 교육적 파장을 고려, 과학고와 같은 특수목적고의 영재학교 전환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기존 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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