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생으로 구성된 전통문화공연단이 여름방학을 이용, 우리의 전통가락을 세계에 알리고 2002년 월드컵 홍보를 위해 자비로 한달 반 동안의 유럽 공연에 나선다.
성균관대 국악동아리 회원 백경락씨(중국철학과 3년) 등 대학생 문화동아리 ‘도깨비’ 소속 남녀 대학생 9명(성균관대 6명, 한국예술종합학교 2명, 광운대 1명)은 오는 8일 출국해 46일동안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등 유럽 6개국을 돌며 사물놀이·탈춤 등 전통 및 창작 국악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현지에서의 즉석거리공연과 함께 이탈리아 베네치아 축제(Effetto Venezia) 등 방문국 축제에도 참가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 때 입을 개량한복을 의류업체로부터 지원받았을 뿐 공연의 취지를 흐리지 않기 위해 기업 협찬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이들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 일체를 자비로 해결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백씨 등은 지난 수개월 동안 전단지 배포·학원강사·공연 등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각각 100만∼200만원씩을 벌어 비축했다.
왕복 비행기삯은 이미 마련됐고, 주영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영국에 머무는 9일 동안의 숙박은 해결됐지만 나머지 5개국에서의 숙박 해결이 이들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남아 있다.
일단 현지에서 거리공연 등을 통해 모금활동을 벌여 부족한 경비를 보충할 계획이다.
당초 이들은 일본 와세다대학 학생들과 한일 공동으로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일본 대학생들이 자비로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며 기업 협찬을 요구해 한일대학생 합동공연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는 것.
지난 1월부터 해외공연을 위해 매일 팀원들과 모여 연습해온 백씨는 “유럽에서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알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홍보에도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이번 해외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깨비는 서울대·이화여대·성균관대·한양대 등 국내 4개 대학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세계에 알려나가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0년에 결성한 대학생 문화동아리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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