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상 첫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협력을 계기로 국내 가전 업계에 상호협력 분위기가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V가전을 중심으로 상호 OEM협력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냉장고 부문에서 OEM 협력을 맺는 등 그간 무한경쟁체제를 유지해온 가전 3사가 단순 경쟁체제에서 벗어나 이익을 위해선 서로 손을 잡는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처럼 가전 3사가 경쟁보다 상호 분담체제로 급속히 전환하는 것은 기술혁신에 따른 상품주기가 단축되고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속에서 불필요한 투자비용을 절감, 공생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가전 3사간의 상호 협력은 현재의 단순 제품 OEM에서 한단계 발전해 글로벌 경쟁체제에 대비한 제품개발·디자인·판매·마케팅 부문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300L급 이하 일반 냉장고의 경우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왔으나 품질 우수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연말부터 대우전자에서 OEM방식으로 공급받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최근 발표한 양문여닫이 냉장고 ‘클라쎄’의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있어 삼성전자의 기술 협력을 받은 것은 물론 삼성광저우전자에서 양문여닫이 냉장고를 조립생산, 이달부터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전자는 양문여닫이 냉장고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는 만큼 내년 초 자체 개발 모델의 출시에 앞서 이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삼성전자의 기술 협력을 얻어 시장 진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AV가전에서 OEM 협력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초 8㎜ 디지털캠코더에 자사 브랜드를 부착, 시장에 공급한데 이어 삼성이 8월말 출시하는 6㎜ 디지털캠코더도 같이 공급키로 하는 등 연내 2∼3개 OEM 모델을 갖춰, 제품 구색력을 완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주방가전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LG전자로부터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를 OEM방식으로 받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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