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 맞수]웹에이전시

 ‘젊지만 강한 기업.’

 이모션과 FID는 웹에이전시업계에서 떠오르는 다크호스다. 비록 선발업체에 비해 회사 나이는 어리지만 이모션은 웹에이전시 중에서 제일 먼저 코스닥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FID는 170명이라는 직원에 매출액만 100억원을 넘어선 간판 웹에이전시다. 두 업체는 홍익인터넷·클릭·클라우드나인 등 이미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조차 상대하기가 버거울 정도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정주형 이모션 사장(사진 오른쪽)과 김지훈 FID 사장은 각각 스물아홉과 서른 살로 웹에이전시 경영자 중에서는 가장 젊다. 하지만 두 사람 다 무서운 신예로 업계에서는 통한다.

 김지훈 사장은 홍익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98년 작은 침실이 달린 지하 오피스텔에서 5명의 후배와 함께 시작한 FID를 불과 3년 만에 업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제대 후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회사를 설립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김 사장은 미학에 관심이 많아 연세대 철학과에 진학했으나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으로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로 재입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늘 직원들에게 “창조적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주문한다. 김 사장 역시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경영자’로 통한다. 외모에도 크게 게의치 않는다. 자신이 편하고 능률이 오르면 그만이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출근하는가 하면 퇴근하기 싫은 날은 두터운 털모자를 눌러쓰고 회사 숙직실에서 잠을 잔다. 취미는 소설 읽기다. 성격이 다소 급하고 이른바 ‘욱’하는 성질이 있지만 상상력이 뛰어난 경영자라는 주변의 평가다. 크리에이티브하다는 면에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좋아한다.

 김 사장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안정돼야 하고 조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으며 지루하지 않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김 사장과 비슷한 또래인 정주형 이모션 사장은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겸손한 태도로 직원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96년 창업 후 한국 벤처네트워크 협의회 투자분과위원회 실무위원, 한국우주정보소년단 이사로 활동하고 연세대와 동명대에서 강연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젊지만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이 남다르다. 정 사장은 ‘월컴 투 인터넷(97)’ ‘포토샵 비주얼 가이드(95)’ 등 두 권의 책을 낸 전문엔지니어며, 지난해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정보통신부)을 수상했을 정도로 ‘회사 경쟁력=기술력’이라는 신조를 갖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지시하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직원들이 다소 부담스러워 한다는 전언이다. 비즈니스는 땀과 열정이라고 단언할 정도로 스스로 노력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정 사장은 무리수를 두지 않고 철저한 사전조사와 단계를 밟으면서 사업과 조직을 관리해 빈틈없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신세대 CEO 정주형 이모션 사장과 김지훈 FID 사장이 웹에이전시 시장에서 과연 어떤 진검승부를 펼칠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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