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911컴퓨터 박승욱사장

 컴퓨터 주변장치 개발업체인 911컴퓨터(대표 박승욱 http://www.911.co.kr)가 최근 일본의 소피아인터내셔널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200만달러를 투자 유치해 벤처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7년 컴퓨터 AS체인점을 시작으로 컴퓨터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 회사는 지난 99년 하드디스크 선택장치인 ‘트라이오스(Trios)’ 개발을 계기로 벤처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이스라엘 트러스트테크사가 보유하고 있는 거짓말탐지 소프트웨어를 IC에 탑재한 거짓말탐지기 ‘핸디트러스터’를 출시한 이후 해외 각국에서 주문이 밀려들면서 이제는 컴퓨터 AS보다는 정보통신 벤처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승욱 911컴퓨터 사장(45)은 “하드디스크 선택장치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15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안정적인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소피아인터내셔널사와의 제휴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911컴퓨터 입장에서는 소피아인터내셔널사와의 전략적 제휴가 갖는 의미가 크다.

 중소기업들이 투자를 유치할 때 공장부지나 설비 등 현물로 제공받거나 헐값에 주식을 매각하는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이 회사는 200만달러를 모두 직접투자 방식으로 받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말까지 1차로 80만달러가 소피아측으로부터 들어올 예정이며 나머지 120만달러는 연내에 들어오기로 돼 있다. 또 이 회사가 발주하는 ISDN단말기를 국내서 생산, 일본에 다시 수출키로 했다.

 소피아와의 계약으로 ‘덤’도 얻었다. 거짓말탐지기인 핸디트러스터에 대한 일본내 총판권을 소피아에 줌으로써 올해 말까지 일본에만 10만대 이상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박 사장은 “트러스터는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미국의 보안장비 관련업체인 리스크테크놀로지가 최근 240만달러 어치 이상을 판매해 주기로 약속했으며 독일과 네덜란드·영국·오스트리아·러시아 등에서도 적게는 500대에서 많게는 1000대씩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하드디스크 선택장치도 미국과 일본·독일 등으로 월 1만5000대 가량이 수출돼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트러스터와 트라이오스의 주문이 밀려들자 지난해 말 안산공장의 생산라인을 트러스터는 월 15만대 규모로, 또 트라이오스는 월 5만대 규모로 확장했다.

 박 사장은 이번에 투자 유치한 200만달러를 신기술을 이용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트러스터와 트라이오스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트러스터칩을 완구에 내장함으로써 지능형 완구 개발에 나서는 한편 트라이오스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2버튼 제품을 개발하고 목표시장도 보안솔루션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완구에 탑재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 업체와 이미 협의를 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베르체그룹과 일본의 소피아와도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보안용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트라이오스도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업계 및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마케팅에 돌입했다.

 경기 부진으로 시달리는 국내 컴퓨터업계와는 달리 박 사장은 요즘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상하이 컴퓨터전시회와 대만 컴퓨텍스 등 해외 전시회에 출품하고 바이어를 접촉하느라 평소 취미생활로 즐기던 바다낚시도 한동안 중단했다.

“911컴퓨터는 기존 상품과의 경쟁은 지양하고 신기술을 상품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진출한 영역에 후발로 뛰어들어 가격경쟁이나 하는 식의 사업을 벤처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