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주주들이 바뀐 지역 연고 창투사들의 잇따른 서울행으로 지방 벤처캐피털의 명맥이 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지역 벤처산업의 투자 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벤처캐피탈협회 및 창투업계에 따르면 인사이트벤처, 포스텍기술투자, 충북창투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지방에서 벤처기업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는 창투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방에 본점을 둔 것으로 중기청에 등록한 창투사는 CBF기술투자(구 부산벤처기술투자), 신세기창투(대전), 코미트창투(광주), 인사이트벤처(대구), 경남창투(창원), 성신창투(창원), 한미창투(수원), 일신창투(광주), 삼영창투(마산), 옵셔널벤처스코리아(광주), 중앙창투(청주), 충북창투(청주), 우리기술투자(대전), 포스텍기술투자(창원), CKD창투(대전) 등 15개사에 이른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이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거나 최근 대주주가 바뀌면서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기는 등 지방 벤처캐피털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광주은행이 대주주였던 광은창투의 경우 지난해 외국계 자본이 인수, 뉴비전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최근 옵셔널벤처스 컨소시엄이 인수해 또 다시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탈바꿈하고 서울 사무소를 열며 업무중심을 서울로 옮겼다.
올초 CBF그룹에 인수된 CBF기술투자는 명목상 부산에 본점을 두고 있지만 대표이사가 서울에 상주하며 사실상 모든 업무를 서울에서 관장하고 있다.
경남창투도 알린다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된 후 얼마전 서울사무소를 개설했다. 현재 대표이사가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지만 활동의 중심은 알린다커뮤니케이션이 위치한 서울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기창투, 한미창투 등은 아예 지방 본점을 폐쇄하고 서울 지점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또 코미트창투, 일신창투, 삼영창투, 우리기술투자, CKD창투 등은 명목상 지방 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본점과는 전화 연락도 어렵다는 게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구에서 그나마 지역창투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인사인트벤처도 당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수합병(M&A)설이 계속 흘러 나오고 있으며 부산지역의 성신창투도 최근 모 구조조정회사가 인수를 위한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창투사들의 서울행은 벤처 활황기와 침체기를 거치며 벤처인프라가 열악한 지방보다는 벤처기업들이 대거 모여있는 수도권에서 투자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역에 기반을 둔 벤처기업들도 다양한 네트워크 연계 차원에서 지방보다는 서울지역의 창투사로부터 투자받기를 더 원해 창투사들의 서울행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지방에 본사를 둔 일신창투, 우리기술투자, 한미창투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방보다는 서울 영업에 치중, 이미 자리를 잡은 업체들이며 나머지 업체들도 사실상 지방 본사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