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트랙레코더>(18)한국기술투자 민봉식 사장

 “사업모델이 좋은 기업을 골라 훌륭한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보람있고 매력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만들어놓은 길을 걷기보다는 이렇게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 벤처캐피털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기술투자가 벤처캐피털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소사장제의 초대 사장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퍼스트벤처의 민봉식 사장(41)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삶이 벤처캐피털리스트라고 정의했다.

 지난 88년 신도리코가 세웠던 신도창투에서 첫 벤처캐피털리스트 생활을 시작한 민 사장은 지난 90년 동부창투로 옮긴 후 94년까지 투자업무의 매력에 빠져 살았다.

 이후 창투사 생활을 접고 지난 95년부터 컨설팅, 유통, 소프트웨어 개발 등 4개 회사를 창업, 성공시키며 사업가로도 성공적인 변신을 했으나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생활을 못잊어 지난 96년 한국기술투자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지금까지 투자한 것 중 해외매각의 위기에 몰린 한글과컴퓨터에 투자를 단행, 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은 물론 한국의 자존심을 살려낸 일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밖에도 한국 기술벤처의 대명사가 된 핸디소프트, 바이오벤처기업의 대명사로 떠오른 마크로젠 등을 발굴, 화려한 트랙레코드를 만들었다.

 그의 손을 거쳐 상장 또는 등록된 업체들은 자화전자·엠케이전자·하림·화인반도체·카스·데코·경덕전자 등이다. 현재 그는 ICM·한국미생물연구소·스카이콤·인텔링스 등 20여개 업체들의 코스닥행을 준비하고 있다.

 민 사장이 그동안 투자한 업체 가운데 마크로젠의 경우 55억5800만원을 투자해 557억1300만원을 회수, 501억5400만원의 이익을 얻었으며 한글과컴퓨터에도 50억원을 투자, 154억4900만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광우병 수혜주로 부상한 하림의 경우 성장과정에서 고비 때마다 코리아펀드·IFC 등 외부자금을 수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민 사장이 한 일이다. 하림 역시 39억8500만원을 투자해 27억7300만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는 성장 때까지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민 사장의 투자관행을 엿볼 수 있다.

 민 사장은 지금까지 약 200억원을 투자해 얻은 이익만도 1000억원에 이르는 화려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벤처 생태계의 중심부에 위치한 벤처캐피털의 큰손으로 자리잡아가는 민 사장의 다음 행보가 관심을 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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