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경의 벤처만들기>(8)준비된 창업이 필요하다

 “요즘 어때.”

 최근 코스닥시장이 조금 꿈틀대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만나는 사람마다 벤처 창업 동향에 대해 기대반, 걱정반으로 필자에게 던지는 인사말이다. 무슨 시원한 대답을 기대하면서 한 질문은 아닐테지만 벤처가 매일 태어나고 죽는 전장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매번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한다.

 이미 창업해 운영중인 벤처기업들은 막상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나서 과연 적절한 시점에 회사를 설립했는지 자문하게 된다. 또 창업을 모색하는 예비 기업가들은 자금난과 인력문제·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준비하던 창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 오랫동안 명문고에 몸담았던 교사가 있었다. 교사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반년 가까이 온라인 교육사업을 준비했던 그는 최근 회사설립을 포기하고 테헤란밸리의 작은 사무실을 떠났다. 해당과목 분야에서 상당한 지명도가 있는 그였지만 일단 회사를 설립하고 나면 무슨 수가 있지 않겠나 하는 무모한 기대를 접었다.

 또 국내 모 항공사의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던 B사장은 선진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표면처리 분야의 한 아이템을 가지고 일단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국내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 기술에 익숙지 않은 엔지니어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했다. 이를테면 다양한 조건에서의 작업 데이터가 필요했는데 이러한 일을 창업자 혼자서 뛰어다니며 축적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충실한 준비 기간을 거친 창업 사례도 있다. C사장은 컴퓨터공학 박사로서 스토리지분야 창업을 위해 1년 가까이 준비를 했다. 벤처 열기가 한창이던 때 손쉽게 창업할 기회도 많았지만 사업에 필요한 핵심인력을 모으고 비즈니스 전개에 필요한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기까지 인내를 갖고 창업의 시기를 기다린 후 회사를 설립했다.

 위의 사례를 통해 “창업은 언제, 어떻게 해야하는가?”하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 이르게 된다. ‘벤처창사 AtoZ’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존 네샤임 교수는 총 14단계에 이르는 창업과정을 정리했다. 그는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때가 회사 설립의 최적기라고 제안하고 있다.

 회사설립은 어렵고도 긴 창업과정의 일부에 불과한데도 창업과 회사 설립을 혼동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준비와 절차뿐만 아니라 창업 이후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상당기간 창업과정은 지속된다.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IT분야에서는 이 기간을 대략 1년 내외로 보고 있다.

 지금 전국에는 미래의 성공한 벤처기업인을 꿈꾸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 핵심역량과 구체적 마케팅 전략 등을 갖춘 소위 ‘준비된 창업’만이 사업의 성공으로 통하는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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