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세대교체 바람

 웹에이전시 업계에 세대교체가 활발하다.

 지난 90년 중반 국내 웹에이전시 시장을 개척한 제1세대 업체들이 프로젝트 수주 건수나 매출 면에서 주춤한 반면 전문 서비스와 우수 인력을 기반으로 한 2세대 업체들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급부상하고 있는 2세대 웹에이전시들은 이모션·애드캡슐소프트·네트로21 등 전문 영역을 확고하게 쌓은 곳들이다.

 ◇제1세대 웹에이전시의 ‘숨고르기’=90년 중반 웹사이트 디자인 회사에서 웹 에이전시로 업종을 바꾼 선발업체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간판 웹에이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 지배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최대 경쟁력이던 우수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거나 회사의 정체성 문제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클라우드나인과 클릭은 최근 몇 달 새 주요 인력들이 대거 회사에서 빠져나가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올해 들어서만 3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인터넷은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새로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SDS에서 분사해 관심을 끈 디자인스톰 역시 캐릭터사업에 진출하는 등 활발한 사업 변신을 모색하고 있지만 옛날의 지위를 크게 잃어가고 있다.

 ◇2세대 웹에이전시의 약진=1세대 업체가 주춤한 반면 그동안 간판 웹에이전시의 그림자에 가려 있던 후발 웹에이전시가 크게 약진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는 이모션은 지난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0%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또 현대상사와 공동으로 미국 법인을 설립해 주목을 끌었다. 애드캡슐소프트도 최근 SK차이나와 중국에 동반 진출해 활발한 해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애드캡슐은 중소업체로는 드물게 웹에이전시 방법론을 자체 개발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네트로21은 e비즈니스 교육 프로그램과 웹에이전시 프로젝트를 연계해 지명도를 크게 올리고 있다. 이밖에 언와이드코리아가 모바일 웹에이전시라는 특화된 서비스로 야후와 KT프리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디지털다임이 후발업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제일제당·소니·태평양 웹사이트를 잇따라 구축하는 등 2세대 웹에이전시의 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전망=웹에이전시의 자리 바꿈은 시장 변화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웹에이전시 시장이 열리던 90년 중반과 후반에는 웹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지원하던 제1세대 업체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인터넷 비즈니스가 점차 자리잡아 가는 지금은 특화된 전문 서비스와 마케팅이 강한 후발업체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1세대는 브랜드 기반으로 회사 ‘외형’을 크게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술이나 우수 인력 등 ‘내실’ 면에서 다소 소홀해 2세대 업체에게 점차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에 반해 2세대 업체는 선발업체의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이나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침체된 웹에이전시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1세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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