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M&A시장 매물 급증

 (중톱)

 

 벤처업계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수익모델이 없거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이 대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양업종에 속한 기업을 인수해 첨단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인수후개발(A&D)이나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유사업종간 M&A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증권업계와 구조조정 전문회사에 따르면 올 들어 써니상사와 한길무역, IHIC(구 신안화섬), 대창메텍, 모바일원 등이 M&A된 데 이어 최근 R, I, S, G, D, K, W 등 10여개 코스닥 기업들이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안이 가장 우선시되는 특성상 알려진 것의 몇 배에 달하는 기업이 실질적으로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선두주자가 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주주들이 회사 문을 닫는 것보다는 괜찮은 대상을 골라 M&A함으로써 얼마간의 돈이라도 챙기는 게 낫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코스닥 기업들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연속 적자를 내고 있지만 주가가 낮아 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체들로 최후의 방법으로 M&A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IMM앤파트너스 관계자는 “몇몇 코스닥 기업들로부터 매각 또는 구조조정을 의뢰받았다”며 “대부분은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껍데기 회사들이지만 최근에는 동일 업종과의 합병으로 대형화를 추구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고객과의 신의를 위해 기업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H창투사의 김모 전무도 “최근 코스닥 등록기업 1곳으로부터 M&A 의뢰를 받았다”며 “현재 코스닥 우회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우수 벤처기업을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또 인큐베이팅과 벤처투자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이피탈홀딩스, M&A전문업체인 얼라이언스캐피탈 등도 1, 2건 이상의 M&A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최근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에도 투자업체 중 M&A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과의 매칭을 요청하는 문의가 평균 2, 3건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M&A시장의 활성화는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등록 프리미엄을 챙기려는 코스닥 기업 경영진의 보상심리와 작전 세력들이 결합할 경우 코스닥시장에 A&D 바람을 일으키며 또 다른 폐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