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민자역사에 들어서는 전자상가를 분양받은 상인들에 대해 기존 전자상가의 건물주들이 퇴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존 건물주들과 민자역사 전자상가를 분양받은 상인들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서울전자유통은 지난 5월초 권영화 용산상점가 진흥조합 이사장에게 오는 7월말로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전자랜드내 매장을 비워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권 이사장은 “통상적으로 별다른 하자가 없다면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 관례인데 전자랜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계약 연장을 거절했다”며 “용산 민자역사 전자상가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에 대한 제재성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용산 일대에서는 ‘현대역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상인들에 대해서는 건물주들이 현재 영업중인 매장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심심찮게 나돌았지만 사실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이사장은 서울전자유통의 이번 조치에 대해 ‘건물주들의 부당한 압력’이라고 보고 지난 8일 조합 정기이사회에 이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조합은 이날 이사회에서 전자랜드뿐만 아니라 다른 상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앞으로 조합 차원에서 공동 대처키로 했다.
이에 대해 전자랜드측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4개월전에 재계약불가 통보를 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므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상가발전에 역행하는 일을 하는 상인에게 매장을 임대해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전자유통과는 별도로 터미널전자쇼핑도 5층에 입주해 있는 용산조합에 대해 사무실을 비워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현대역사로부터 발전기금을 받은데다 터미널전자쇼핑측도 강공으로 나오자 다른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다.
용산 상인들은 이번 사건이 건물주들과 민자역사 분양상인들간 대립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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