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목표 제품을 개발하고 이 품목에 승부를 거는 벤처업계의 개발·경영전략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신규 벤처들 가운데 다양한 품목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개발하거나 다양한 제품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놓는 회사들이 부쩍 눈에 띈다. 이들 벤처는 다양한 전략적 개발품목을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경영안정과 최종 목표사업에 대한 성공을 꾀하고 있다. 콘트롤디바이스·월드탑·세리컴퓨터 등이 대표적인 회사.
경기도 일산 소재 벤처기업인 콘트롤디바이스는 토목엔지니어링 SW와 CAD개발·제어기기 용역 사업성과를 주수익원으로 삼아왔으나 지난 수년간 네트워크 및 SW개발 사업 등을 수행해왔다. 연간 10억원도 안되는 매출 가운데 수익분을 줄곧 전력선통신분야의 연구개발비로 돌려 온 이 회사는 결국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전력선통신(PLC)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최근 10여개 원격검침시스템 회사 등과 계약을 맺고 공급에 나서면서 올해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KAIST교수인 김호기 박사는 최근 월드탑이란 벤처기업을 설립해 사장이 됐다. 부품소재 분야의 전문가인 김 박사는 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와 부품소재 분야 개발을 통한 장기 개발계획 등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종이물수건 자동제조기를 개발해 대만·일본·미국 등과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제어 및 부품 모듈화 설계기술 등을 총체적으로 적용한 이 기계는 월드탑의 최종목표 상품이 아니다. 월드탑은 이 제품을 발판으로 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를 개발하고 리튬전지 등 첨단 고부가 가치 전자제품 개발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최근 독일 모 기업과 리튬전지 개발분야에 대한 투자협의 등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대용량 전력소비제어시스템을 SW로 패키지화한 세리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개발품을 확보해놓고 단계적 출시를 통해 매출확보에 나선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 이 SW공급을 통해 최소 30억∼40억원의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이 프로그램 보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후속제품을 내놓고 추가로 사업성을 확인받을 계획이다. 세리컴퓨터는 무선통신 수신기술을 적용해 최신유행곡을 CD로 제공하는 CD뱅크라는 노래자판기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명함자판기 개발을 완료하고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이들 기업의 포석은 우선 사업초창기부터 목표사업 위주로 일관할 경우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부담을 줄이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장기적인 사업목표를 설정한 기업의 경우 목표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디딤돌로 초기사업이나 개발품목을 활용하자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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