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도 끝나고 이젠 뭘 볼까?”
늦은 밤 잠 못이루고 TV앞에 앉아있는 이들에게 애국가는 야속하기 그지없는 노래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무심코 리모컨을 누르다가 뜻밖에 영화와 마주치게 된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KBS2TV가 매주 금요일 밤 12시 50분부터 방영하는 ‘단편영화전’은 밤잠을 설치는 올빼미족들은 물론 막 잠을 청하려던 사람들조차 TV앞으로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초 3회에 걸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바 있는 ‘KBS단편영화전’을 시청자의 호응에 힘입어 정규로 편성하게 된 것.
야심한 시각에 영화를 본다는 사실도 특별하지만 50분간 약 두편의 단편영화를 담백하게 감상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게다가 상영되는 영화들도 다양한 소재와 실험정신을 담은 국내 젊은 감독들의 작품들이어서 단편영화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한마디로 지상파는 물론이고 극장에서도 자주 접하기 어려운 단편영화들을 안방에서 편안히 볼 수 있다는 것.
중앙대 영화학과 주진숙 교수의 편안한 해설과 영화 소개도 아늑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상업영화와는 대비되는 힘과 열정을 지닌 단편영화 제작자들의 육성에 일조하겠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에 맞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는 감독들의 문의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번주에는 올해 부산영화제 단편 경쟁부문 상영작인 염정석 감독의 ‘희망이 없으면 불안도 없다’와 박성오 감독의 ‘복서’가 방영된다.
일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 밤, 빠른 속도의 일상에서 벗어나 산뜻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보기 드문 프로그램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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