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 매도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일부터 4일까지 최근 한달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SK텔레콤 주식 153만주 가량을 시장에서 팔아치웠다. 외국인 지분보유율도 48.99%에서 47.28%까지 떨어졌다. 지난 99년 이후 외국인들이 SK텔레콤 주식을 최장기간 내다 팔아치운 것이다.
반면 지난달 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356만주(4%)의 자사주 매수에 나선 SK텔레콤은 4일 현재 총 매수규모의 70% 가량인 252만주를 사들였다. 결국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보다는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을 받아내는 주가 방어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SK텔레콤 매도공세에 대해 △MSCI 비중축소 △비대칭규제 △전략적제휴 지연 등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지난달 19일 발표된 외국인들의 주요 투자지표인 MSCI 지수에서 전세계 통신서비스에 대한 비중은 종전의 8.2%에서 7.2%로 축소됐다.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서도 0.69% 축소, 외국인들의 국내 통신서비스주 이탈이 예상됐다.
외국인들이 하반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통신서비스주를 매도, 국내 관련업체들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통신서비스 대표주인 SK텔레콤은 당시 외국인 지분보유 한도(49%)를 거의 다 채워 자연스럽게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것.
또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기준의 비대칭(차등)규제도 이동통신서비스 선두업체인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메리트를 크게 떨어뜨렸다. 외국인들이 상반기중에 시장점유율을 50%까지 줄여야 하는 SK텔레콤에 투자를 망설이는 가운데 터진 비대칭규제 방침은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이끌어내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것. 상당수 외국인들은 당시 SK텔레콤 주식을 팔아 삼성SDI 등 옐로칩에 투자하기도 했다.
NTT도코모와 추진중인 지분매각을 포함한 전략적제휴 지연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당초 지난 4월까지 SK(주)와 SK텔레콤이 보유한 14.5%를 NTT도코모에 전략적제휴 형태로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주당 매각가격 등 첨예한 부분에 양사가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통신의 SK텔레콤 보유지분(4%) 연내 매각방침도 SK텔레콤의 수급상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펀더멘털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지만 외국인들은 MSCI 비중축소 등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며 “수급상황 등 현재 주가를 짓누르는 악재들이 해소될까지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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