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 실물경기 `꽁꽁`

용산 전자상가의 실물경기가 전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유통업계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전 및 컴퓨터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경제계 전망과는 달리 용산 등 전자유통 업계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유통업체들은 세일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유통재고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인력감원·원가절감 등을 통해 군살빼기도 단행하고 있다.

 가전유통업계의 경우 혼수시즌이었던 봄철특수를 누리지 못한 상황에서 5월 들어서도 윤달로 인해 혼수용 가전 매출액 또한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선풍기 등 일부 계절상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그나마도 지난해 수량보다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랜드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계절상품만 꾸준히 판매될 뿐 백색가전이나 혼수상품은 눈에 띄는 매출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 등 양판점들은 이에 따라 이달부터 진행하는 세일행사와 이벤트의 초점을 여름상품에 맞췄다. 계절상품으로 다른 품목의 매출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컴퓨터 업종은 이미 완연한 비수기로 접어들었다.

 브랜드PC 대리점들은 4월 이후 데스크톱PC의 매기가 뚝 떨어진 상태다. 제조업체별로 펜티엄4 PC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각종 판촉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앞으로 인텔이 펜티엄4 CPU의 가격을 대대적으로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매기가 그다지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다. 조립PC 업계는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절대적인 수요 자체가 감소한데다 대기업의 가격공세로 인해 하루에 2대 판매도 어려운 실정이다.

 부품 유통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주기판과 그래픽카드 유통업체들은 넘쳐나는 재고로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최근 들어 인력은 줄이는 대신 판촉비용을 늘려 실매출 확대전략을 펼치고 있다.

 주기판 유통업체인 엠에스디의 윤영태 사장은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용산의 실제 경기는 아직 겨울”이라며 “양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각종 비용지출도 줄여 내실 위주의 긴축경영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박영하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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