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산시스템 시장 빛좋은 개살구(남의 집 잔치)|
‘정보기술과 시스템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정보월드컵은 한낱 꿈이던가.’
정보, 통신, 스포츠산업 등 관련산업 성장이라는 경제적 의의를 크게 표방한 2002년 한일 월드컵 정보기술(IT)시장이 ‘남의 집 잔치’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애초 월드컵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물경 600억∼700억원의 규모를 예상하며 너도나도 눈독을 들인 구축사업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전횡과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의 무기력, 최근 FIFA의 공식 마케팅 대행사인 ISL의 파산으로 월드컵 개최 1년을 앞둔 지금, 사업자 선정조차 묘연해진 것.
ISL의 파산과 함께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전권을 이양한 FIFA는 ISL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개최 일정에는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몸소 챙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98년 프랑스월드컵의 전산시스템 구축에서 프랑스월드컵조직위원회가 예산 집행이나 사업자 선정 등을 챙기던 양상과 달리 이번에는 FIFA에 완전히 ‘목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 FIFA가 전권을 휘두르면서 전산시스템 구축에서 국내 업체들은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배제되고 해외 전문업체들 가운데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방침이 선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던 EDS가 월드컵 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은 매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포기하고 나선 것.
FIFA는 이제 월드컵 개최 1년을 앞둔 시점에서 이달안으로 전산시스템 구축을 담당할 해외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만 세운 상황이다.
월드컵 전산시스템 구축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국내 한 업체는 이같은 상황반전에 대해 “전의를 상실했다”는 반응이다.
이번 한일 월드컵 전산시스템은 인터넷, 미디어인포시스템, 경기결과, 대외관리 등 크게 4가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터넷 사업은 월드컵 홈페이지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으로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는 최근에야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했을 뿐이다.
FIFA는 한국 및 일본 조직위원회에 전산시스템과 구축과 관련한 일체의 정보를 철저히 보안에 부치고 있다. 심지어는 최근 진행된 감사원 감사에서조차도 국내 예산 집행 내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산시스템의 세부 내역 공개를 제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월드컵의 우리나라 전체 생산유발 효과 7조9961억원이었다. 이대로라면 남의 잔치에 안방만 내주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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