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성장이 빛과 식물생장호르몬간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유전공학기술을 활용해 빛이 있거나 또는 없는 상태에서도 식물 생장의 조절이 가능해 병충해에 강한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과기부 국가지정연구실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소장 송필순) 박충모 박사팀은 31일 지난 98년부터 과기부와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총 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식물생장호르몬의 일종인 브라시노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빛과 상호작용을 통해 식물생장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고 이를 생물학분야 최고수준의 학술지인 셀(CELL)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완두식물로부터 분리된 Pra2라는 소분자 G단백질이 식물 광신호 전달경로에 있어 분자스위치로 작용해 식물체내에서 빛과 식물생장호르몬 신호간 상호작용을 연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식물의 씨앗이 땅속에서 발아돼 흙을 뚫고 광합성에 필요한 빛에 도달하는 동안 일어나는 황화현상에 대해 규명된 최초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결과로, 우리나라 식물학분야의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충모 박사는 “이는 빛이 없어도 식물생장호르몬을 임의로 조절할 경우 식물이 성장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빛이 충분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식물을 생장시킬 수 있어 병충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셀지는 과학기술관련 논문 인용도에 있어 네이처지의 두배에 가까운 세계 최고의 생명과학 학술저널로 지금까지 우리나라 과학자로서는 지난 4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성언 박사의 논문이 유일하게 실렸으며, 특히 연간 총 논문수가 100여편에 불과한데다 식물학분야의 경우 1년에 10여편밖에 실리지 않을 정도로 까다롭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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