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이 다카토시 지음, 정일범 옮김, 동방미디어 펴냄, 8000원
IT산업이 21세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라도 수긍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언제 개발되고 얼마나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
IT라는 용어가 범람하면서 매일같이 이를 주제로 한 책이 출간되고 있으나 막상 이같은 소박한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는 책은 많지 않다.
지난 95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단말기 ‘i박스’를 개발해 화제를 모은 저자는 이 책에서 100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65가지의 차세대 IT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해당 기술마다 관련도표가 제공될 뿐 아니라 차세대기술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가 수반돼 이해가 한결 쉽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휴대폰이 지금처럼 대중화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현재 세계 휴대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노키아조차 지난 92년 세계 휴대폰 사용자가 99년쯤이면 4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억명을 훌쩍 넘었다.
이는 IT기술에 관한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IT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IT분야의 흑자액은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폭보다 훨씬 많으며 국가 경제의 IT의존도는 고용을 포함해 40%를 상회한다는 보고가 나온 상태다.
이제 IT산업은 한국 경제의 관건이라고 할 만큼 우리 현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IT산업이 조정기를 맞으면서 준비하는 기업만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인텔, 모토로라, 시스코 등 초일류 IT업체들이 대대적인 감원을 시행하면서도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린 것은 바로 현재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의 IT산업도 마찬가지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끝없이 추락했던 PC 시장이 네트워크를 통해 다시 부상했고 뒤이어 모바일 시장이 IT산업의 활황을 이끌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장’은 앞으로도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이다. 지금은 바로 그 가려진 시장을 찾아내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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