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평등사회를 만들자>인터뷰-남혜운 장애인정보격차협의회 사무총장

 “정상인들도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비장애인도 장애인의 정보격차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올초 창립된 한국장애인정보격차협의회(회장 곽치영)의 남혜운 사무총장(37)은 현재 국내 장애인의 80%가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라며 장애인의 정보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남 총장은 고교시절까지만 해도 건강한 정상인이었으나 서울대 법대 2학년 재학때 ‘선천성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며 현재는 거의 사물을 구별할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한때 벤처업체를 운영하면서 시각장애인용 윈도 음성출력 통신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장애인격차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가장 시급한 방안으로 법제도의 개선을 꼽았다.

 “지난해말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법률이 제정됐지만 재원마련 등에 대한 조항이 불분명하다”며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강제적인 조항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회적으로도 외국의 경우 장애인의 정보접근에 대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및 기기들이 국내에서는 전혀 개발되지 못하고 있어 비싼 해외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관련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보급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일반 기업체에서는 장애인 정보화 프로그램 및 기기 개발이 어려운 점을 감안, 정부가 나서서 장애인 R&D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이 장애인용 제품을 만들더라도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부족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부에서 통합개발하는 연구센터을 운영,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을 모니터링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총장은 이와 함께 “신체적 장애가 정보시대 제2의 정보장애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법적·기술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때”라며 “장애인들이 생산적 가치창출의 일원으로 또한 한 시민으로 당당히 국가와 사회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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